[윤석의 더불어나무(18)]웅촌 반계 갈참나무

2023-07-05     경상일보

울주군 웅촌면 고연리 반계부락 떡갈나무는 울릉군 도동 향나무와 함께 최고령나무로 1994년 1월 28일자 중앙지에 실리면서 유명해졌다. 당시에는 수령 2000년이라고 추정됐다. 잎이 없던 계절에 수피만을 보고 떡갈나무로 알려졌다가, 이후 잎자루가 있고 털이 없음을 보고 ‘갈참나무’로 정정됐다.

조사 결과 나무의 키 17m, 가슴높이 3.7m로 나이는 402년 정도라고 판명됐다. 당초 알려진 것보다 1600년 젊어졌다. 앞서 보호수 안내 간판에는 수령 402년으로 기록돼 있다가 지금은 수령 400년으로 정정돼 있다. 나무 가슴높이 둘레는 필자가 몇 년에 동안 조사한 결과 3.7m에서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측정한 결과 나무 둘레는 4.35m로 확인됐다. 나무의 곧게 뻗은 줄기와 기저부(基底部)부분을 보면 거대한 공룡 발이 연상될 만큼 남다른 체형을 갖고 있다.

이달에는 어떤 나무를 소개할까? 생각하던 차에 불현듯 생각나 현장을 찾게 됐다. 몇년 만에 다시 본 갈참나무지만 그 거대함과 당당함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나무 위쪽에 크고 흰색 버섯이 눈에 들어왔다. 잔나비 불로초다. 버섯이 난 곳은 지난해 태풍에 큰 가지가 부러진 곳이다. 버섯은 죽은 나무를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살아있는 나무에 버섯이 난다는 것은 나무의 일부가 죽고 썩어가고 있음을 알리는 증표이기도 하다. 또한 부러진 줄기 아래 나무껍질로 터져 나온 수액이 여러 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수액을 빨기 위해 말벌을 비롯하여 곤충들이 찾아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수액이 나온 자리 주변에서도 버섯들이 피어 번지게 된다.

주민들도 “나무가 오래되어서 속이 비어 있는 상태인데 태풍에 가지 부러지고 버섯까지 나 안 좋은 상태인 것 같다. 더 나빠져 고사하기 전에 보호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한때 전국 최고 나무로 불렸던 위상을 잃지 않도록 빠른 보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