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 부유식 해상풍력의 미래
지난달 22일 한국동서발전에서 태백시, 강원도 등과 개발한 가덕산 풍력 2단계 사업 준공식을 했다. 1단계로 작년에 합계 43메가와트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개발한 이후 2단계로 풍력발전기 5기 21메가와트를 추가로 준공한 것이다. 앞으로 3단계로 36메가와트를 추가해 총 100메가와트 규모의 풍력발전 단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필자는 준공식 기념사에서 지금은 풍력발전단지 개발이 특별한 이벤트지만 앞으로 풍력발전기는 태백산맥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게 되어 준공식도 없어질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발전소 사장이라서 하는 너무 심한 과장으로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간단한 산수를 해 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필요 전기용량은 100기가와트(참고로 1기가와트는 원자력 발전소 1기의 용량이고 올 여름 최대 전력 수요 예측치는 98.7기가와트)이고, 고장 등을 대비해 시설용량은 석탄, LNG, 원자력을 중심으로 약 140기가와트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전기차, 전기난방, 전기취사 등 전기화 현상이 진행될 것이므로 2050년에는 전기 사용량이 2.3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그때는 약 230기가와트 정도의 전기가 필요하고, 따라서 시설용량은 300기가와트 정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며칠 전 7월3일은 지구 전체의 평균 기온이 17.01℃로 지구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날로 기록되었다. 인류를 위협하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2050년에 화석연료 발전을 중지하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50년에는 약 60%가 재생에너지 즉 태양광과 풍력이고 나머지 40%가 무탄소전원인 수소발전과 원자력 등이다. 재생에너지 비율은 태양광 60%, 풍력 40%인데 변동 가능성이 있고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을 50%씩으로 보자. 그러면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180기가와트가 필요하고, 태양광 풍력이 각각 90기가와트씩이 된다.
그런데 지금의 시설용량은 석탄발전 등 계속적인 가동이 가능해 이용률을 75%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런데 태양광이나 풍력은 계속적인 발전이 불가능해서 태양광 이용률은 15%, 풍력은 30% 정도로 본다. 이용률을 고려하면 2050년 기준 태양광 350기가와트, 풍력 200기가와트 정도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 설치된 풍력 발전기가 1.8기가와트 정도이므로 앞으로 110배 정도 더 설치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경주풍력, 양산풍력 등 풍력발전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만약 100배 이상 설치된다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쉽게 풍력발전기를 볼 수 있지 않겠는가?
결론적으로 울산 앞바다에서 추진되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은 확실히 개발될 수밖에 없다. 만약 개발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에너지전환은 불가능하다고 봐도 된다. 현재 울산에서 개발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의 용량은 6.7기가와트이며, 전체적으로 약 47조원 이상의 돈이 투자될 것이다. 우리나라에 200기가와트의 풍력이 필요한데 육지에서는 풍력자원이 한계가 있으므로 해상풍력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다고 본다면 앞으로 해상풍력에 투자되는 금액은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것이다.
부유식 해상풍력기는 블레이드, 블레이드의 회전력을 전기에너지로 바꾸어주는 터빈이 있는 넛셀, 이를 해상에서 지탱하는 부유체와 타워, 전선, 변압기 등으로 구성된다. 구성품들은 최초 설치 시뿐만 아니라 앞으로 운영관리(O&M) 등에서도 수리와 교체가 필요할 것이다. 국내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유니슨을 방문했을 때 넛셀 제작에만 130개 이상의 협력업체가 있다고 했다. 즉 풍력발전은 주도하는 업체뿐 아니라 연관 기업이 엄청나게 많은 산업이다. 현재 세계적인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베스타스, GE 등은 우리나라에 풍력발전기 제조공장을 설립하려 한다고 알고 있다. 울산은 인근 포항, 김해 등과 함께 터빈제조에 필요한 기반시설이 풍부하므로 울산을 후보지로 고려하지 않을 리 없다. 풍력발전기 제조 공장을 비롯한 연관산업 공장들이 울산에 건립되어 울산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