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도 더 높아지는 소형 모듈러 원전(SMR), 울산 기술개발은 답보상태
2023-07-14 이춘봉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내년 6월 시행되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중 분산에너지의 분류에 SMR이 포함되면서 향후 활용도가 주목받고 있다.
500㎿ 이하 규모의 소형 원전인 SMR은 제작이 쉽고 용량과 크기 조절이 가능해 열이나 전기 등의 수요가 많은 곳 인근에 건설이 가능하다. 대형 원전에 비해 높은 안전성과 유연한 입지도가 장점이다.
영국국립원자력연구소의 2021년 자료를 보면, 세계 SMR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390조~620조원 규모로 형성될 전망이다. 2050년까지는 30배 수준의 폭발적인 성장도 예상된다.
이에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는 SMR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난 10일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 개발 사업단’을 출범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정부는 앞으로 6년 동안 과기부 1510억원, 산업부 1237억원, 민자 1245억원 등 총 3992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i-SMR을 개발하기로 했다. 목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i-SMR을 개발하고 2028년까지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하는 것이다.
인근 경주는 지난 2021년 착공한 문무대왕연구소를 중심으로 SMR을 내세워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된 뒤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주는 지난 7일 경북도·한국재료연구원과 ‘SMR 산업 생태계 구축’ MOU를 체결하고 산단 입주 기업 지원을 위한 ‘SMR 혁신제조기술센터’ 설립에 들어가는 등 SMR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에 위치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4세대 SMR인 용융염원자로(MSR) 방식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경주에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한국선급 등 8개 기관과 원자력 선박·해양시스템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반면 울산은 지난해까지 납냉각고속로(LFR) 방식의 SMR 기술을 개발해 개념설계를 완료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부터 다음 단계인 표준설계를 진행해야 했지만 국비 확보 불발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타 지자체와 정부의 SMR 기술 개발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울산 SMR 사업은 재개 시점이 미정인 상태에서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다. 이는 정부의 기조가 i-SMR과 MSR에 맞춰져, LFR 연구 예산 지원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구 수행기관인 UNIST 역시 사업 중단에 따른 연구진 이탈 등으로 관심도가 낮아져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향후 SMR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다양한 노형의 SMR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울산의 주력 산업 발전을 위해 LFR 방식의 조선해양용 SMR 개발에 대한 국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