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댐 여수로 사업 박차…식수확보 문제로 착공시기는 안갯속

2023-07-17     이춘봉
한국수자원공사가 집중호우때마다 침수되는 국보 반구천암각화를 물에서 건지기 위해 사연댐 여수로 건설을 본격 추진한다. 빠르면 올해 안으로 설계 용역에 착수할 수 있지만, 울산 맑은 물 확보 방안 마련과 맞물려 착공 시기는 안갯속에 빠져 있다.

시는 오는 2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시와 환경부, 문화재청, 낙동강유역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연댐 안전성 강화 사업 킥오프 회의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킥오프 회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추진하는 사연댐 안전성 강화 사업이 지난 5월 기획재정부의 사업 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통과한 이후 사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처음 만나는 자리다.

특히 이번 회의는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에 선정된 직후 열리는 만큼 침수대책 방안 마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는 등재 신청 대상 선정 과정에서 그동안 반구천암각화를 보호하기 위해 진행한 사업 및 사연댐 여수로 설치를 중심으로 한 향후 추진 대책 등을 큰 틀에서 요약해 기술했다.

시는 반구천의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오는 9월까지 유네스코에 초안, 내년 1월까지 본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유네스코는 내년 하반기 반구천암각화 일원을 실사할 예정인데, 그때까지 보호 대책에 대한 이행 의지를 보여줘야 등재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실시하는 사연댐 안전성 강화 사업의 핵심은 여수로 수문 설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당초 내진 보강과 관련해 275억원 규모의 사연댐 안전성 강화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사업 적정성 검토까지 통과했지만 반구대암각화 보존 문제가 결부되면서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시가 실시한 사연댐 여수로 수문 설치 타당성 조사 용역의 결과에 따라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을 설치하고 취수탑을 보강하는 방안까지 추가해 사업을 추진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기존 275억원에 약 520억원 증가한 796억원의 사업비를 요구했고, 기재부는 적정성 재검토를 실시한 뒤 총 589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확정했다.

킥오프 회의에서는 유관 기관들이 사업 추진 시점을 논의하게 된다. 사업 수순은 기본 및 실시설계, 사연댐 기본 및 실시계획 변경, 착공 순이다. 설계에 1년, 공사에 2년 3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 설계비 예산이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가 예산을 전용할 경우 올해 안으로 설계에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발목을 잡는 것은 여수로 설치에 따라 줄어드는 사연댐 수량의 감소분에 대한 보전 방안이 명확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6월 낙동강 통합 물 관리 방안이 수립되면서 운문댐 용수의 울산 공급은 결정됐지만 공급 수량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에 시는 킥오프 회의를 통해 환경부는 물론 문화재청을 상대로 운문댐 용수의 하루 8만9000t 공급 방안을 2040 국가수도기본계획에 명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