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놀라셨냐…정부가 다 복구해드릴 것”
2023-07-18 김두수 기자
용산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새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 대통령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뒤 곧바로 헬기를 타고 수해 지역으로 향했다.
윤 대통령이 찾은 감천면 마을은 마을 초입부터 안쪽까지 약 500m에 걸쳐 민가, 창고 등 대부분 시설이 토사에 휩쓸려 무너지거나 부서진 상황이었다. 83가구 143명이 살던 마을에서는 주택 30호가 이번 산사태에 휩쓸려 가거나 무너졌고 2명이 실종됐다.
윤 대통령은 브리핑을 받은 뒤 진창길을 걸으며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먼저 한 민가를 방문한 뒤 집을 덮친 토사를 퍼내고 있는 주민들을 만나 “수고가 많다”고 말했다. 길가를 따라 쌓인 바위와 토사 등을 가리키고는 “쏟아져 내려온 거구먼. 저 위에서 이런 것들도 쏟아져 내려온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또 민가 복구 중인 경찰들과 제방을 보수 중인 군 장병들을 만나 “수고가 많으십니다”라고 격려 인사를 건넸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 동행한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나만 찍지 말고 주변 현장을 모두 찍어 놓으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이재민 임시거주시설로 사용 중인 벌방리 노인복지회관을 찾았다.
이곳에서 80~90대 할머니 20여명을 만난 뒤 “아이고, 아이고, 얼마나 놀라셨느냐”며 말을 건넸다. 한 할머니는 바닥에 앉은 윤 대통령 손을 잡으며 울먹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할머니들 앞에서 먼저 “저도 어이가 없다”고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해외에서 산사태 소식을 듣고 그냥 주택 뒤에 있는 그런 산들이 무너져 갖고 민가를 덮친 모양이라고 생각했지, 몇백톤 바위가 산에서 굴러내려 올 정도로 이런 것은 저도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봐 가지고. 다들 얼마나 놀라셨겠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여기서 좁고 불편하겠지만 조금만 참고 계셔달라. 식사 좀 잘하시라. 정부가 다 복구해 드리고 하겠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제가 올라가서 잘 챙겨서 마을 복구할 수 있게 다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한 할머니 말에는 “정부에서 다 해야 할 일이니까 기다려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 귀국 직후 중앙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