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나무 수도승’ , 고즈넉한 풍경 속 평상심의 세계를 들여다보다

2023-07-20     전상헌 기자

이동근(사진) 시인이 자신의 첫 시집 <매화나무 수도승>을 펴냈다. 이 시인은 ‘내가 온 처음’ ‘출가’ ‘날개를 어루만지는 남자’ ‘나무가 되어버린 아버지’ 등 4부에 걸쳐 표제시 ‘매화나무 수도승’을 비롯해 66편의 시를 수록했다. 마지막 5부는 ‘진여의 탐구와 동양미학의 세계’를 주제로 한 고명수 시인의 시평이 수록됐다.

‘섬진강 화개花開 물 따라가는 길/ 매화잎도 지고/ 힘찬 가지만/ 바람도 흔들지 못하고/ 묵묵하늘/ 매화나무의 동안거 결제結制/ 묵묵정좌默默正坐// 새날이 올 봄까지// 뿌리가 물러지도록/ 한/ 자리// 소복이 내려 덮은 잎/ 온기로 견디어// 바람도 비켜 가는 것일까?/ 가부좌/ 매화나무 수도승修道僧// 빈 나무 안의 꽃’-‘매화나무 수도승修道僧’ 전문.

시적 상징과 은유 뒤에 숨겨져 있는 마음의 행로에서 추구하는 방향과 예술적 시적 형상은 동양적 사고와 잘 맞닿아 있다.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고명수 시인은 “비 오는 날 사찰 공간을 배경으로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융화되는 고즈넉한 풍경을 의인화해 아름답게 묘사했다. 자연의 풍경으로 화자가 일깨워 주는 평상심의 세계, 마음의 평화 섭리의 세계를 선명하게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동근 시인은 2021년 ‘문학과 창작’ 신인상으로 등단해 문학아카데미 시선 329편으로 첫 시집을 펴냈다. 112쪽, 1만원, 문학아카데미.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