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활력 잃은 수출입 기업, 무역은 울산의 미래다
산업도시 울산 기업들의 무역 경쟁력이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지역 무역기업의 5년 생존율은 10% 남짓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 퇴출 속도가 빠르다. 자동차 부품과 기계·장비 등 전통 제조업 중심의 수출기업들이 고비용 저생산 구조와 중국의 저가공세 등에 밀려 무역시장에서 빠르게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무역기업은 곧 수출주도형 울산 경제의 미래나 다름없다. 지역 수출기업들이 고비용 구조와 인력난, 기술개발 등 창업과 경영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관세청이 발표한 ‘2022년 기업무역활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의 수출액은 900억달러로 전국 비중은 13.2%를 점유했다. 수출 점유율은 경기(20.1%), 충남(15.8%)에 이은 3위다. 그러나 지역 수출활동 기업 수는 1975개사로 전년보다 1.2% 감소했다. 지역 수출활동 기업의 점유 비중은 전국의 1.5%에 머물렀다. 무역시장에 진입하는 지역 중소 기업들이 타 지역보다 크게 부진하다는 의미다.
문제는 무역활동을 시작한 울산의 중소 기업들의 생존율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울산 수출기업의 1년 생존율은 47.0%(전국 1위), 2년 생존율은 31.1%(3위), 5년 생존율은 13.6%(7위)를 기록했다. 수출전선에 뛰어든 기업들의 5년 뒤 생존율은 겨우 10% 남짓에 불과했다. 수입기업의 무역시장 생존율은 수출 기업보다 더 심각하다. 지난해 지역 수입기업의 1년 생존율은 46.4%(전국 7위), 5년 생존율 11.8%(15위)로 추락했다. 수출기업의 성장성에서도 위험신호가 감지됐다. 최근 3년 연속 수출 증가율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보다 높은 ‘수출 성장기업’ 수는 1년 전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지역 무역 기업들은 대부분 주력 제조업 연관 산업 부품과 중간재 등을 수출 또는 수입하는 탓에 국내외 경기침체에 취약하다는 특성이 있다.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최근 수출입 무역을 접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무엇보다 치솟는 최저임금에 원자재비 등 ‘고비용·저생산성’ 구조는 기업들의 생존성을 떨어트리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울산은 지역총생산액(GRDP) 대비 수출액 비중 전국 1위의 무역도시다. 울산이 무역 도시로 계속 성장하려면 신생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첨단산업 중심의 투자와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업들의 R&D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 무역기업이 다시 뛸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