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여름철새 ‘호반새’ 울산에 둥지 틀어
희귀 여름 철새인 ‘호반새’가 울산에서 둥지를 튼 것이 확인됐다. 울산에서 새끼를 낳은 호반새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까지 여름을 나고 고향인 동남아시아로 떠나게 된다.
울산시는 윤기득 사진작가가 지난달 20일 울주군 상북면의 한 계곡 흙 벼랑 구멍 속에 둥지를 틀고 먹이를 나르는 호반새 어미새의 모습을 포착했다고 1일 밝혔다.
희귀여름철새인 ‘호반새(Ruddy kingfisher)’는 드물게 찾아오는 여름 철새다. 울산을 찾는 여름 철새 중 가장 늦게 방문하는 철새로 분류된다. 6월 중순부터 7월까지 5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개체 수가 적어 울음소리는 들리지만 이동이 빠르고 숲 깊이 살아 관찰은 매우 힘든 게 특징이다. 형광색 느낌의 진한 주황색의 굵고 긴 부리와 몸 전체가 불타는 모습을 하고 있어 ‘불새’로 불리기도 한다.
물총새과인 호반새는 호수나 물가 계곡에 살아가는 새로 ‘물고기 사냥의 달인(Ruddy kingfisher)’으로 불린다. 잡은 물고기와 개구리, 뱀, 도마뱀 등은 나뭇가지에 부딪혀서 기절 시켜 머리부터 먹는다. 먹이가 풍부한 곳에 터를 잡는 만큼 환경지표종으로 분류된다.
주로 산간 계곡 주변 무성한 숲속에 있는 딱따구리의 옛 둥지나 흙 벼랑 동굴에 구멍을 파서 둥지로 사용한다. 해마다 사용했던 둥지를 수리해서 사용하는데 청설모나 담비 등 천적의 공격을 받으면 번식을 포기하거나 다음 해에는 그 둥지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울산지회 소속인 윤 작가는 촬영 중 우연히 오전 먹이 활동을 하는 호반새를 발견했고, 이어 오후에는 새끼들이 이소하는 장면도 확인했다. 윤 작가는 울산을 찾아온 귀한 새들을 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 울산의 우수한 자연 생태를 알리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시에 작품을 무상 제공했다.
조류 전문가들은 “호반새는 지역 생태 환경의 건강성을 알리는 환경지표종으로, 울산을 번식지로 삼았다는 것은 그만큼 울산이 생태적으로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적은 개체가 찾아오는 희귀 조류로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할 종”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