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판된 한승태 시집 ‘바람분교’ 다시 만난다

2023-08-04     전상헌 기자

한승태(사진) 시인이 시집 <바람분교>를 펴냈다. 시인의 <바람분교>는 지난 2017년 초판을 찍었을 때 문단과 독자에게 호평받았지만, 아쉽게 절판됐다. 이에 ‘달아실어게인 시인선’의 두 번째 작품으로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시집은 ‘너는 내 속에 들어와 심장을 물어뜯었다’ ‘소녀는 마침내 별빛 한 장을 넘긴다’ ‘당신이나 나는 혁명가를 꿈꾼다’ ‘그늘에 누워 뼈를 말리는 망자들’ 등 4부에 걸쳐 한 시인이 등단 이후 꾸준히 써왔던 작품 중에서 엄선한 51편을 담았다.

‘바람이 불면/ 종소리가 수면 위에 퍼진다/ 작은 풀잎이 만드는 길/ 누웠다 사라진다// 바람이 불면/ 숲들은 하늘에 모든 손을 펼쳐들고/ 심장은/ 손가락 끝에 뜬 달// 가슴의 능선 위에서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다만 어깨를 기댄 채 함께 흔들릴 뿐// 바람이 불면/ 능선과 숲은 하나의 바다/ 심연 속에/ 별도 심장을 두근거린다’

-‘바람이 분다-로르카에서’ 전문.

해설은 쓴 황정산 시인은 “이번 시집은 시간의 문제를 아주 서정적인 문체로 보여주고 있다. 시인은 섬세한 필치로 이 사라지는 서정의 순간을 노래해서 이것들마저 시간의 압박에 놓여 있음을 안타깝게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울산 남구 고래문화재단 전시기획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한승태 시인은 199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시 부문)로 등단해 시집 <바람분교> <사소한 구원>, 산문집<#아니마-시와 애니메이션의 미메시스> 등을 펴냈다. 132쪽, 1만원, 달아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