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던 ‘신사임당’, 금리 뛰자 외출 시작

2023-08-07     석현주 기자
코로나를 거치며 시중에서 자취를 감췄던 5만원권 지폐가 장롱이나 금고에서 다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와 시중금리가 계속 뛰면서 고액권을 들고 있기보다 예·적금 등의 형태로 굴리는 게 유리해진 데다 방역 해제로 대면 경제활동도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화폐 수급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만원권 발행액은 약 10조원, 환수액은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발행액 대비 환수액의 비율인 환수율은 77.8%로, 2009년 6월 5만원권 발행이 시작된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환수율이다.

환수율은 해당 기간 발행액 대비 환수액의 비율로, 화폐 환수율이 높다는 것은 화폐가 시중에서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5만원권 환수율은 지난 2009년 최초 발행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7~2019년 중 50~60%대에 이르렀다가, 코로나가 확산한 2020~2021년에는 10~20%대까지 떨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대면 거래가 줄어든 데다 경제 불확실성에 고액권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방역 규제 완화로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한국은행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1년 반에 걸쳐 기준금리를 3.00%p 올리면서 환수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도 함께 뛰면서 현금을 보유하기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예·적금 등에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021년 8월 말 225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1월 말 2480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올해 5월에는 242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