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살인예고에 어수선했던 주말

2023-08-07     정혜윤 기자
서울 신림역·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 ‘살인예고’ 글이 폭주하면서 시민들이 번화가를 회피하는 등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살인예고를 ‘심각한 범죄행위’이자 ‘직접적 시민안전 위협’으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에 나선 가운데 시민들도 호신용품 구입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경찰청은 6일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모두 54명의 살인예고 글 작성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7시 30명과 비교하면 하루만에 24명 늘었다.

온라인 살인예고 글은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올라오기 시작해 지난 3일 서현역 사건을 기점으로 전국에서 폭증하고 있다.

이에 경찰이 지난 4일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첫 주말인 지난 5~6일 울산에도 곳곳에 경찰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모습을 보였다.

남구 삼산 유흥거리 일대와 중구 성남동 일대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줄어들면서 주말 저녁임에도 비교적 한산했고, 술집 인근과 골목 사이사이 경찰 요원들이 순찰을 다녔다.

울산경찰은 인파밀집지역 집중순찰 및 ‘위해 예고자 검거전담팀’을 운영하며 예고범죄에 대해서도 신속 추적수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울산 각 지역 자율방범대도 당초 자체 야간순찰에서 지난 4일부터는 지역 파출소 경찰과 함께 직접 도보로 공원, 술집 등을 돌아다니며 위험지역 수시 순찰에 나섰다.

‘묻지마 흉기난동’이 대다수 다중밀집지역에서 발생한만큼 시민들은 번화가를 최대한 피하려는 눈치다.

주말 사이 울산지역, 대학 커뮤니티에는 “삼산이나 일산지에 지금 나가도 괜찮을까요” “무서워서 서울 가는 일정도 취소하고 부산 지인들한테도 서면에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글도 수시로 올라왔다.

이모(25·남구)씨는 “친구와 백화점에서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기로 했는데 전국적으로 칼부림 예고가 발생하면서 당분간 몸을 사려야겠다는 생각에 약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에 지역 대형 유통업체들도 현장 안전 요원들을 대거 배치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경보기, 최루스프레이 등 호신용품 구입과 사용법에 대해 묻는 글도 눈에 띄었다.

실제 흉기난동 사건 후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3일까지 개인 호신용품 구매가 급증하며 호신용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120~200% 가량 증가했다.

한편 경찰은 살인예고 글 작성자에게 협박·살인예비·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처벌규정을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이날 오전 중대강력범죄 엄정 대응 긴급회의에서 “협박죄 외에도 살인예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형사법령을 적극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검찰과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범행의 동기·배경·수단을 철저히 파악해 적극 구속하는 등 엄정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경찰청이 전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