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차바 사태 막아라, 나들문 닫고 배수구 점검
2023-08-10 박재권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함에 따라 9일 울산 중구 옥교동 일대를 예찰 중이던 중구청 직원들은 태화강 둔치와 중구 성남동·학성동을 연결하는 통로인 성남·옥성나들문을 닫았다.
나들문은 평소 도심과 태화강 둔치를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하지만, 집중호우 시 강물이 도심으로 흘러드는 구멍이 되기도 한다. 실제 지난 2016년 울산을 내습한 태풍 차바 당시 옥성나들문 폐쇄가 늦어지면서 범람한 강물이 학성동 저지대로 유입돼 피해가 커졌다.
이날 병영1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상습 침수 지역 등을 돌아다니며 태풍 대비 예찰 활동을 펼쳤다. 직원들이 가장 집중한 업무는 배수구 점검이었다. 집중호우로 흘러드는 빗물이 제때 우수관로로 들어가지 못하면 도로 일대가 물바다로 변하는 데다가, 땅이 보이지 않아 맨홀 추락 등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우수관로에서 나오는 악취를 막기 위해 고무매트 등으로 관로를 덮는 일이 흔해 호우 시 침수의 원인이 되곤 한다. 실제 태풍이 몰고 온 비바람에 장대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이곳 일대 배수구 곳곳은 여전히 검은색 고무 덮개로 덮여 있었다.
직원들은 병영 선우시장, 곽남시장 등을 돌며 모래주머니로 가게 앞을 막거나 배수구를 덮고 있는 고무 덮개를 제거했다.
상인 A씨는 “배수구에서 악취와 날벌레 등이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해 평소 고무 덮개를 덮어놓지만 비가 많이 올 경우 걷어낸다”며 “구청 직원들이 와서 할 때도 있지만 시장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직원들은 강한 바람이 불 경우를 대비해 길가에 설치된 현수막과 입간판 등을 확인하기도 했다.
중구 관계자는 “저지대일 경우 도로가 금방 침수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배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