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황토 맨발길 비 내릴 때마다 말썽
2023-08-10 강민형 기자
9일 찾은 태화강 황토 맨발길. 지난 7월 초 태화강 둔치 그라스 정원 입구~번영교 하부 1㎞ 구간에 조성된 맨발 산책로는 하루 평균 400~500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날도 비가 오는 가운데 우산을 쓰고 황토 맨발길을 찾은 주민이 1시간 새 십수명에 달하고 있지만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이용객들은 황토 맨발길 일원의 배수 불량으로 문제가 발생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라스 정원 입구부터 200m, 250m 구간에 각각 배수구가 있지만 비가 조금이라도 많이 내리면 산책로로 물이 흐르거나 넘치는 일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길이 물에 잠기면 흘러들어온 각종 모래와 자갈이 그대로 남아 산책객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불만이 높다.
박경진(69·남구 삼산동)씨는 “돌이나 자갈이 깔려 발이 아픈데다 이걸 파내고 나면 황토길 가운데 구멍이 뚫리는데 보수는 잘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산책객들은 맨발길 중간에 있는 빗자루로 직접 바닥을 쓸거나 손으로 돌 등을 치우며 이용하는 실정이다. 매일 산책을 다닌다는 또 다른 주민은 태화교~울산교 일원의 배수 문제를 지적했다. 배수구 옆으로 풀이 무성하게 자라거나 배수로에 흙과 찌꺼기가 차 있어 비가 온 뒤에는 물이 오래 고여 악취가 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울산에 최대 400㎜의 큰 비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태풍 카눈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남구는 도로에서 내려오는 물을 태화강으로 내려보내는 배수로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남구는 점검 결과 배수로 안쪽이 막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배수관이 지하에 묻혀 있어 공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리 소관도 제각각이어서 개선 협의도 다소 길어졌다.
남구 관계자는 “올해 장마때 상황이 악화된데다 폭염과 태풍 등 기상이 좋지 않아 현장 검토나 공사가 지연됐다”며 “그라스 정원 입구 등 상습 침구 구간은 하반기 중으로 정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