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 주택임대관리업체 돌연 폐업…울산서도 피해
울산을 포함해 경기, 부산 등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임대관리업체가 돌연 잠적하며 보증금과 월세를 돌려받지 못하게 된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
9일 피해자들에 따르면, 남구 무거동 신축 오피스텔 임대관리업체인 A업체가 최근 연락을 받지 않더니 돌연 폐업했다.
지난해 8월 A업체를 통해 임대 계약을 맺은 오피스텔 임대인 김모씨는 “지난 2일이 월세 입금일인데 월세가 들어오지 않아 업체에 전화를 했는데 연결이 아예 되지 않았다”며 “회사 홈페이지 문의 코너에 들어갔더니 지난 6월부터 임대료와 보증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문의가 전국에서 빗발치는 것을 보고 상황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임대관리업체는 하자 보수 등 임대인의 주택 임대관리 업무를 대행하는 업체다. A업체는 울산을 포함해 서울, 경기, 김해, 서산, 부산, 대구 등 전국 20여개 현장에서 오피스텔 임대 관리 업무를 대행했다.
문제가 된 울산 오피스텔의 경우 당초 임대인과 임차인의 계약은 보증금 3000만~4000만원에 월세 35만~4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임대관리업체가 중간에서 임대인과 임대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인의 조건이 변경됐다. A업체는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 중 500만원만 임대인에게 주는 대신 월세를 40여만원씩 추가로 주는 것으로 계약을 맺었다.
피해 임대인들은 A업체가 공개적으로 임대관리업을 홍보하고, 전국 단위 분점을 두고 있는 만큼 문제가 없겠다고 생각해 계약을 체결했지만 최근 돌연 잠적하며 보증금 및 월세 반환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김모씨는 “업체가 중간에서 보증금을 갖고 잠적해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보증금이 없는 상황”이라며 “문제가 된 오피스텔은 방마다 보증금이 달라서 4500만원 가까이 피해를 입은 곳도 있는데, 일부 임차인들은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받으면 되지 않냐는 입장도 있어 양쪽 모두가 곤란해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8~9월 중으로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거나 재계약을 앞두고 있어 보증금을 당장 반환해야 할 처지에 놓인 임대인들도 여럿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 피해자들은 단체 SNS 채팅방을 만들어 고소·고발 등을 준비하고 있다. 9일까지 확인된 피해 사례는 전국 14곳 오피스텔에 피해자 360여명가량이다. 동래, 서산 등 경찰서로는 다수의 신고가 접수돼 수사가 착수됐다.
울산 피해자들은 “현재 A업체에 계약해지요청 내용증명을 보냈으며, 임대인과 임차인들이 함께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