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울산서 무더위 날리는 문예행사 잇따라

2023-08-14     전상헌 기자

더위가 절정을 이룬 지난 주말 울산 곳곳에서 ‘2023 워터버블페스티벌’과 가족 나들이 공연 ‘잔디마당 작은 음악회’ 등이 동시에 열렸다. 수천명의 시민이 따가운 햇볕과 열대야를 물리치며 가슴속에 간직할 올해 여름 추억을 담고 돌아갔다.



◇2023 워터버블페스티벌

한여름 불볕더위를 물리칠 시원한 물줄기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동심에 빠져들게 했다. 지난 12일 울산 중구 중앙동 젊음의거리(KT 광장) 일원에서 열린 ‘2023 워터버블페스티벌’에는 20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지난 2014년 ‘물총축제’로 처음 시작된 ‘워터버블페스티벌’은 지역의 대표적인 여름 축제로, 올해도 젊음의거리 상인회가 중구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공동마케팅 사업비’ 등을 지원 받아 열었다. 특히 올해는 태화강 체육공원이 아닌 원도심으로 장소를 옮겨 지역 상권에 직접 도움이 되는 알찬 축제로 마련했다.

‘워터버블페스티벌’이라는 축제 이름에 걸맞게 △물총 싸움을 할 수 있는 ‘워터존’ △거품을 맞으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버블존’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이 마련돼 있는 ‘유아존’ △물 미끄럼틀을 탈 수 있는 ‘슬라이드 존’ 등이 갖춰진 것은 물론 EDM 공연과 버블 마술쇼, 댄스팀 공연 등이 중간중간 열려 참가자들의 흥을 돋웠다.

참가자들은 물총에 물을 채워 주변 사람들에게 물총을 쏘고, 행사장 밖에 마련된 물풍선 던지기 코너에서 서로에게 물풍선을 던지며 더위와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렸다. 신나는 비트의 음악과 함께 대형 거품 기계를 이용해 만든 비누거품이 쏟아지는 버블파티도 인기를 끌었다.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은 “박성민 국회의원이 처음 시작한 워터버블페스티벌로 원도심 젊음의거리가 좁고 낙후됐다는 생각을 벗어나 아기자기하고 활기가 넘치는 지역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년에도 더 성대한 축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주민영씨는 “도심 한가운데서 모르는 사람과 물총 싸움을 하고 비누 거품 세례를 받는 행사가 울산에서도 열려 즐겁다”며 “부모는 아이가 즐거우면 성공한 축제라고 평가한다. 워터버블페스티벌은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선사했기에 대성공을 거둔 축제로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 나들이 공연 ‘잔디마당 작은 음악회’

한낮을 뜨겁게 달궜던 해가 떨어지자, 울주문화재단 울주문화예술회관에서 음악 소리가 들렸다. 지난 12일부터 10월21일까지 격주 토요일 울주문예회관 잔디마당에서 마련되는 ‘잔디마당 작은 음악회’의 첫 무대다.

첫 공연이지만, 잔디마당은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자연스럽게 돗자리, 캠핑 의자 등으로 채워졌다. 나들이 나온 것처럼 누워서 혹은 간단한 요깃거리를 챙겨서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울산MBC 정오의 희망곡 정아름 DJ의 사회로 울주문예회관 상주단체인 더 스트링스 챔버 오케스트라와 풍선 아티스트 이지원씨가 함께 야외무대에 올랐다. 더 스트링스 챔버 오케스트라가 월트 디즈니사의 영화 알라딘, 캐리비안의 해적, 라이온 킹 등의 OST를 들려주면 이지원씨는 풍선으로 영화 속 주인공인 지니는 물론 다양한 동물, 해적선 등을 순식간에 만들어 내 아이들의 박수 세례를 끌어냈다.

이춘근 울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사전 예약 없이 준비한 공연에 잔디마당을 가득 채울 정도의 주민이 찾아올 줄 몰랐다. 기획 의도대로 자연스럽게 돗자리를 깔고 공연을 즐기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좋다”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공연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 가도록 다음 공연부터는 푸드트럭 등 먹거리도 준비할 계획도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연극협회 울산시지회 주최·주관으로 지난 11~14일 태화강국가정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6회 태화강대숲납량축제는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주 행사장인 대숲 트레킹 코스 대나무 피해로 11일 개막을 앞두고 취소(본보 인터넷판 11일 보도)됐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