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갈등정국 타개 쉽지않을듯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5일 별세한 윤석열 대통령 부친 고 윤기중 교수 빈소를 찾아 조문하면서 각종 정치적 현안으로 꽉 막힌 대치 정국에서 경색 국면이 완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첫날엔 고인의 학계 지인과 제자의 조문이 주로 이어진 가운데 여야 지도부와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빈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비롯한 유족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야당 지도부의 조문을 받고, 직접 찾아와준 데 대해 사의를 표시했다. 여야 지도부가 빈소에서 모처럼 다 같이 마주 앉기도 했다.
특히 김두겸 울산시장도 16일 오후 빈소를 직접찾아 조문했다.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놓고 여야 공방이 가열되려던 시점에 부친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치 국면을 다소 늦추는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민주당은 전날 정오께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판하는 논평을 낸 뒤 오후에 추가 논평을 준비했다가 상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내지 않았다. 하루 뒤인 16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기로 했던 ‘1특검(특별검사)·4대 국정조사’ 촉구 대회도 순연하기로 했다. 다만 이같은 ‘빈소 조우’가 잼버리 대회 파행을 둘러싼 책임 논란 등으로 한껏 가팔라진 갈등 정국을 타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이날 당 회의에서 ‘1특검·4대 국정조사’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면서 여권에 날을 세운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17일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한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의에서 안보와 경제 분야 협력 강화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 초청으로 워싱턴DC 근교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만큼 한미일 협력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발표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2015년 이후 외국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미일 정상이 다자회의 참석 계기가 아닌 별도의 3자 회의를 개최하는 것 역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 현지에 도착한 뒤 이튿날 캠프 데이비드로 이동해 3국 정상회의와 공동 기자회견을 포함한 모든 외교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후 곧바로 귀국길에 올라 한국시간으로 20일 자정을 넘겨 도착한다. 1박4일 일정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