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조합 싸움에 ‘새우등 터진’ 일반분양자

2023-08-18     석현주 기자
자료사진

#A씨는 2020년 일반청약을 통해 울산 남구의 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입주 일자에 맞춰 해당세대 등기조회를 했고 그 결과 가압류가 된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전세를 계획하고 있었던 다른 세대 역시 가압류 사실을 확인, 결국 그 계약은 무산됐다. A씨는 최근까지도 가압류 관련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 A씨뿐만 아니라 이런 세대가 추가로 18가구가 더 있는 것으로 확인돼 피해가 확산될 전망이다.

17일 울산 남구 야음동의 더샵번영센트로 일반분양자들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의 일반분양자 19명이 조합과 분양대행사 간의 갈등으로 인해 길거리에 나앉을 상황에 몰렸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됐고, 현재 한창 입주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부 일반분양 세대는 가압류가 진행돼 잔금 대출이 어렵게 됐다.

앞서 더샵번영센트로의 분양대행사인 러셀(주)이 조합에 73억원의 용역비를 요구했지만, 조합에선 30억원 이상 지불하기 어렵다고 버텨왔다. 결국 러셀은 73억원의 용역비 미지급을 이유로 104동 2호 라인의 가압류를 진행했다. 조합원의 경우 이미 개별등기를 완료한 반면, 일반분양은 보존등기 이전이므로 104동 중 임의로 세대를 선정해 가압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가압류는 7월 초에 이미 진행되고 있었지만, 조합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해당 세대에 미리 통보해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부분의 일반분양자는 7월 입주를 예상해 기존에 살던 집을 비워주기로 한 상태로 시간이 지날 수록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가압류가 진행된 일반분양세대 관계자는 “기존 집 매각 후 입주하려던 찰나에 해당 사실을 알게 됐다. 당장 대출도 막혔고, 집을 비워줘야 하는 시간이 다가와 초조하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인근 부동산 관계자 역시 “전세 계약한 손님이 대출을 못받아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면서 “일반분양 받은 세대에 대한 가압류가 진행된다니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합장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질 않았다.

남구청 관계자는 “협의를 중재했지만 견해차가 커 합의점을 못 찾고 있다. 계약 관계가 얽힌 민사적 사항이라 행정에서 깊이 관여하긴 힘들어 보인다”면서 “향후 더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원만한 중재를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7개동 총 632세대 규모로, 일반분양은 59㎡ 타입 114세대, 75㎡ 타입 92세대, 84㎡ 타입 105세대로 311세대가 공급됐다. 2020년 분양당시 1순위 청약접수 결과 189세대 모집에 1만4561건(기타지역 포함)이 접수돼 평균 7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 84㎡ 타입은 61세대 모집에 9403개 청약통장이 몰리면서 154.1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