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트램 1호선 정책성, 충분하고도 넘친다
전국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는 울산에 트램을 건설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오는 23일 발표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4일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분과위원들을 대상으로 울산트램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이날 김 시장은 울산트램의 타당성 재조사 통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절박하고 애끓는 호소를 했다. 110만 울산시민의 발이 묶이느냐 풀리느냐가 판가름나는 기로였다.
울산트램 1호선은 태화강역에서 삼산, 옥동을 거쳐 신복로터리까지 가는 노선이다. 이 노선은 울산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매일매일 출퇴근과 등하교가 반복되는 교통지옥이다. 출퇴근 시간대에 자가용으로 삼산 등 시내지역으로 한번 나오려면 수십차례의 신호를 받아야 하고, 볼 일을 다보고 다시 외곽의 가정으로 돌아오는데는 최소한 1시간 이상의 정체를 겪어야 한다. 특히 국가산업단지 내 기업에서 근로자들이 퇴근하기 시작하면 삼산 일대는 도로 자체가 주차장으로 변한다.
연구용역에 따르면 이 지역에 트램 1호선이 건설되면 대중교통 이동 시간은 기존 40분에서 27분으로 최대 13분 단축되며, 배차 간격은 37분에서 10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물론 낮 시간 때 승객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으나 트램이 보편화되면 활용성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산업단지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 트램은 큰 혜택이 될 수 있다. 출근길 정체가 없어 지각할 일이 없고, 교통사고 우려도 낮아질 것은 확실하다.
현재 많은 운전자들이 이용하는 이예로(당시 국도7호선 우회도로)는 한때 정부에서 가차없이 퇴짜를 놨던 도로다. 울산시는 당시 국가산업단지로 들어가는 화물차량이 너무 많아 우회도로를 개설해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국토부는 B/C(비용 대비 편익)가 안 나온다면서 외면했다. 끊임없는 설득 끝에 지난 2005년 정부는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허용했다. 15년 이상 걸려 완공된 이 도로는 지금 울산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도로가 됐다.
울산트램 1호선은 모든 시민들이 숙원하는 교통수단이다. 울산의 국가산업단지는 더 커질 것이고, 도시는 더 확장될 것이며,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부산·경남으로 연결되는 울산트램 1호선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질 것이 틀림없다. 기획재정부는 울산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의 답답함을 알아야 한다. 김 시장이 지난 14일 했던 호소를 정부는 귀담아 들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