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서 더 반가운 베토벤 ‘운명’ 만난다
2023-08-21 전상헌 기자
울산시립교향악단이 오는 25일 오후 8시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231회 정기연주회 ‘운명’을 마에스트로 금노상의 객원지휘로 마련한다.
이번 연주는 변주곡의 대가라고 불리는 브람스의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작품 56a’(Variations on a Theme by Haydn Op.56a)로 시작한다. 이 작품은 하이든의 디베르티멘토에 등장하는 주제 선율과 그 주제에 변화를 주는 8개의 소품, 피날레로 구성돼 있다. 작품 끝에 붙은 a와 b는 ‘관현악용 변주곡’과 ‘피아노 두 대를 위한 변주곡’ 버전을 구분하기 위해 붙여진 것이다. 탁월한 기교가 아낌없이 발휘되는 관현악 변주곡 가운데 단연 명작으로 손꼽힌다.
이어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4번’(Violin Concerto No.4 in D Major K.218)을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협연으로 감상한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 궁정악장으로 일하던 19세에 완성한 곡으로 우아한 느낌의 1악장과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시종일관 노래하는 듯 울리는 2악장, 론도 형식의 3악장으로 대담하고 맑은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협연에 나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2015년 세계 3대 콩쿠르 가운데 하나인 퀸엘리자베스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했다. 2021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에 유일한 클래식 연주자로 선정되는 등 화려한 행보로 K-클래식을 선도하고 있다.
피날레 무대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Symphony No.5 in c minor Op.67)이다. ‘운명’(Schicksal)이라는 부제로 더 잘 알려진 이 곡은 베토벤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특히 형식미가 뛰어나고 치밀한 구성력을 갖추고 있다. ‘어둠과 고난을 헤치고 광명과 환희로’라는 베토벤 고유의 동기를 어떤 곡보다 명료하고도 효과적으로 구현해 교향곡이라기보다 감동적인 한 편의 드라마에 가깝다는 평을 받고 있다.
4년 만에 울산시립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추는 마에스트로 금노상은 광주·인천·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역임했고, KBS교향악단·서울시립교향악단·코리안심포니를 비롯한 국내 정상급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로마심포니·북체코교향악단·마케도니아교향악단 등 유럽에서도 성공적인 연주를 한 바 있다.
울산시립예술단 관계자는 “정상급 지휘자와 협연자, 울산시향이 함께 선사하는 친숙하고 너무도 대중적인 클래식 선율을 생생한 음향으로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입장료 1만~2만원. 청소년 등 20~50% 할인. 문의 275·9623~8.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