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미협 회장 지낸 손돈호, 반세기 넘게 이어온 성실한 畵業의 세계

2023-08-22     서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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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작품활동을 이어온 작가가 쉰 번째 개인전을 열고 그동안의 화업(畵業)을 한데 모은 책을 펴낸다.

울산 미술 발전을 위해 제15대 울산미술협회(2006~2008년) 회장으로 노력했고, 지금도 울산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서양화가 손돈호 작가가 23일부터 28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50번째 개인전 ‘자연 그리고 얼’을 연다.

이번 전시는 198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초기 작업부터 신작까지 그동안의 작품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마련된다.

손 작가는 2000년대 이전까지는 들꽃을 중심으로 풍경과 자연을 담는 작업을 주로 해왔다. 2000년대 이후에는 풍경에 사유를 가미해 도자기, 토기 그림으로 우리 전통문화를 담아낸 작업을 이어왔다. 언뜻 익숙한 정물화처럼 보이지만 그림자를 배재하고 추상적 요소를 가미한 작품들이다. 무한한 배경 뒤의 솟대는 전통문화를 지키고 계승하는 역할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손 작가는 그릇과 도자기 등 사실적인 것에서 추상적인 면이 겹쳐진다고 본다. 최근의 작업은 그릇이 주는 공간적 이미지에 더해 추상의 개념을 덧입혀 가고 있다.

손 작가는 1990년대 말 작업실 화재로 당시 소장하고 있던 작품 대부분을 잃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1980~1990년대 작품은 대부분 개인 소장자의 소장품을 빌려와 소개한다. 또 국보 반구대 암각화와 울창한 소나무 숲, 매화 등을 담은 100호 이상 대작 10점도 전시한다.

무엇보다 손 작가는 화업 58년을 맞아 개최하는 50번째 개인전을 기념해 그동안의 작업을 되돌아보는 회고 도록 <손돈호 화업 58주년 ‘돌아보다’>도 펴낸다. 책은 프롤로그, 자연 그리고 얼, 유럽을 거닐다, 돌아보다, 손돈호에 대하여 등 4개 챕터로 나눠 다양한 작품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한다. ‘자연 그리고 얼’에서는 최근 신작을 소개하고, ‘유럽을 거닐다’에서는 지난 2005년 1월부터 9월까지 본보에 ‘유럽미술기행’ 제하로 게재한 그림과 글을 모아 정리했다. 몽마르트르 언덕, 루브르박물관, 바르비종 밀레 화실, 베네치아 곤돌라, 산마르코 대성당과 광장 등 직접 그린 그림을 짧은 글과 함께 소개한다. ‘돌아보다’에서는 그동안의 작품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시기별 대표작과 평론을 모아 실었다.

23일 오후 6시에 열리는 전시 개막식에서는 회고 도록 출판 기념회도 함께 마련된다.

손돈호 작가는 “올해는 화업을 이어온 지 58번째 해이다. 50번째 개인전을 맞아 지금까지 그려온 것을 정리한다는 의미를 담아 전시와 책을 펴냈다. 이번 전시는 앞으로의 작업의 방향을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