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회야댐 증설 검토, 정부도 예산지원 적극 나서야

2023-08-22     경상일보

울산시가 맑은물 확보 대책의 하나로 회야댐 증설 카드를 꺼냈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대책과 연계해 운문댐 용수를 끌어와 울산의 식수로 활용하는 정부의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이 진척을 보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자체 수원 확보 방안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은 대구시의 협정 파기 등으로 추진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회야댐 증설 카드는 울산권 자체 수원확보 방안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울산시가 제시한 최우선 물확보 처방책인 셈이다.

울산시는 대곡댐과 함께 양대 식수원 가운데 하나인 회야댐의 용량 확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자연 월류식으로 운영 중 회야댐의 제방을 높이고 수문을 설치하면 댐의 저수능력을 37%가량 높일 수 있다는 게 울산시의 분석이다. 댐 증설 방법으로는 제방 높이기, 수문 설치하기, 가압장 설치하기 등을 검토중이다. 제방의 높이는 계획 홍수위 등을 고려할 때 최대 3m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문 설치는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 댐의 안전성을 높이고 하류 지역 홍수 위험을 저감하는 차원에서 검토 중이다. 수문이 없어 홍수에 취약한 회야댐 하류 지역은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내습 당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바 있다. 관건은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예산 확보 문제다. 시는 잇단 수해로 인한 재해 방지대책으로 하상 준설, 댐 증설 등에 대한 환경부의 국비 지원 계획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울산시는 내년 5월 완료 목표로 수립중인 ‘맑은 물 확보 종합계획 수립 용역’에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울산시가 이처럼 맑은 물 확보대책을 서두르는 것은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이 사실상 물건너 가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원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가 사연댐 상류에 조성(2005년)한 대곡댐은 만성적인 물 부족 사태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대암댐의 식수 전용댐 전환도 장기 과제로 표류 중이다. 게다가 사연댐에 암각화 보존을 위한 수문이 설치되면 2025년께 하루 4만9000t의 공급 용량이 줄어들어 식수 부족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시는 해수 담수화, 소규모 댐 개발 등 상수원 확보방안도 검토한다고 한다. 모두 많은 사업비와 시간, 사회적 비용이 필요한 사업들이다. 울산시민들은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 중인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를 살리기 위해 사연댐 용수를 기꺼이 희생했다. 울산권 맑은물 대책과 연계한 정부 차원의 지원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이제 정부가 나서 울산의 물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