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경협’으로 새출발…류진 신임 회장, “투명한 경영문화 정착 위해 솔선수범”

2023-08-23     석현주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2일 부설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 통합해 싱크탱크형 민간 경제단체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재출범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한경연 흡수 통합 등의 정관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주무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가 다음 달 중으로 이를 승인하면 4대 그룹도 법적으로 한경협 회원사가 된다.

산업부 승인 이후로 놓고 보면 국정농단 사건 당시 가장 먼저 전경련에서 탈퇴한 LG그룹의 경우 6년 9개월 만에, 삼성을 비롯한 나머지 그룹은 6년 7개월 만에 전경련에 복귀하는 셈이다.

다만 아직 ‘100% 복귀’는 아니다. 일단 삼성의 경우 기존 한경연 회원사였던 5개 계열사 중 삼성증권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와 이사회의 반대 의견에 따라 한경협에 합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준감위는 삼성증권이 준감위 협약사가 아닌 만큼 한경협에 통합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이날 “한경연 해산과 새로운 한경협 출범 발표에 따라 4대 그룹도 자연스럽게 한경협 회원으로 가입한 상황”이라며 “한경연-한경협 통합에 따라 자동 가입 처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5개 계열사(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가 한경협 회원사로 합류한 현대차그룹은 이달 말 각 계열사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회원 자격 이관과 관련한 사후 보고를 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한경협 활동 여부는 추후 혁신안 실천 및 변화되는 모습 등을 감안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실질적인 활동 참여를 결정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경련은 이날 오전 임시총회를 통해 단체명칭을 한경협으로 변경하는 개정 정관을 의결하고, 신임 회장에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추대했다고 밝혔다.

풍산은 울산에 신동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류진 회장은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이사 등을 거쳤다. 지난 4월에는 전경련 한미재계회의 제7대 한국 측 위원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2001년부터 전경련 회장단으로 활동해 온 류 회장은 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한미재계회의의 한국 측 위원장을 맡는 등 글로벌 무대 경험 인맥이 풍부한 인물로 평가됐다.

신임 류진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부끄러운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고 나아가지 못한다면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며 조직 혁신안 실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그는 “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는 끊어내겠다.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투명한 경영 문화가 경제계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