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울산 본사 기업들 미래 위한 투자 늘렸다

2023-08-24     석현주 기자

올해 상반기 울산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차전지·친환경 관련 설비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울산에 본사를 둔 무림P&P의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액은 총 818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526억2700만원(180%) 늘어난 수치다.

무림의 펄프·제지 계열사인 무림P&P는 울산공장에 2763억원 상당의 ‘친환경 회수 보일러’ 설치를 진행 중이다.

무림P&P는 국내 유일한 펄프 생산 기업으로, 펄프 생산 공정에서 바이오매스 연료인 흑액이 나오는데 이를 전기, 스팀 등 에너지로 전환해 종이 건조 등에 사용한다. 무림P&P는 기존에도 친환경 보일러를 사용 중이었는데, 새로 한 대 더 들여놓으면서 에너지를 아끼고 생산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 친환경 보일러는 흑액을 그린에너지로 바꿔 활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설비다. 기존 보일러 대비 약 두 배 늘어난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

무림 측은 “온실가스를 줄일 뿐 아니라 절감되는 에너지 비용이 연간 약 318억원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종합 화학 소재 전문기업인 코스모화학의 설비투자액도 660억6900만원으로 513억5900만원(349.1%) 늘었다.

코스모화학은 온산공장에 이차전지용 전구체 원료 제조공정 건설 계획을 밝혀왔던 만큼 이를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모화학은 지난해 국내 최고의 광석제련 기술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폐배터리로부터 핵심소재인 유가금속 회수 기술 개발에 성공, 이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으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한편 국내 500대 중견기업의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액은 총 6조82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6조7543억원보다 1.1% 늘어난 수치다. 이들 중견기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9.6% 감소한 5조8693억원이다.

CEO스코어는 “영업이익이 줄었음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늘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중 설비투자 증가액이 가장 큰 곳은 천보다.

천보는 올해 상반기에 작년 동기보다 212.3% 증가한 2053억원을 투자했다. KSS해운은 가스운반선 도입으로 설비투자가 작년 동기 대비 256.2% 늘어난 1457억원을 기록했고, 자화전자도 애플 납품용 부품 생산을 위한 구미공장 설립 등으로 239% 증가한 1201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원익QnC(723억원·299.4%↑), 하나마이크론(699억원·47.1%↑), 금양(557억원·320.8%↑), 무림P&P(526억원·180%↑), 코스모화학(514억원·349.1%↑), 코웰패션(511억원·191.4%↑), 삼아알미늄(495억원·812.9%↑) 순이다. 상위 10곳 중 천보와 금양, 코스모화학, 삼아알미늄 등 4곳은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