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의 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키우자
대기업 중심의 울산 경제 구조에서 중소기업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역 전체 기업수 중 0.10%에 불과한 대기업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창출하는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중소기업의 매출과 고용 비중이 커지고 있다. 공업도시 출범 이후 60여 년간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등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서서히 중소기업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이제는 양적 성장이 아닌 작지만 강하고 기술 중소기업·강소기업 육성(유치)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울산의 중소기업은 13만7515개로 지역 전체의 99.89%를 점유했다. 대기업은 151개로 비중이 0.10%에 불과했다. 지역 전체에서 중소기업의 고용 비중은 87.75%로 고용시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의 고용 비중은 12.24%에 그쳤다.
울산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매출액은 각 53%와 46%로 거의 균형을 이뤘다. 같은 기간 전국 중소기업 매출액의 비중이 46.9%와 엇비슷한 구조다. 코로나 이전 울산 대기업의 매출액 비중이 67%로 중소기업을 압도하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중소기업의 성장세다. 최근 수년간 대기업의 수출과 매출 둔화의 빈자리를 중소기업이 메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지역 중소기업 종사자는 1년전보다 6462명(1.9%) 늘어나고, 매출액은 4조1928억원(9.6%) 증가했다.
대기업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던 시대는 지났다. 지역 중소기업도 경제의 버팀목이자, 일자리 창출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에 만족해서는 안될 일이다. 창업 중소기업 중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부동산업 업종이 대부분인 게 엄연한 현실이다. 기술기반 창업이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벤처기업·이노비즈)의 출현은 정체돼 있다. 지역스타기업 평균 매출액, 연구개발(R&D) 투자규모는 전국 하위권이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자생력 있는 기술 중소기업 육성에 속도를 내야 한다. 강소형·혁신형 중소기업을 갖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R&D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사업화에 필요한 자본과 시장 확보 등 첩첩산중의 고비를 넘겨야 가능한 일이다. 중소기업 기반이 두터워지면 울산 산업과 경제도 튼튼해 진다. 그러려면 대기업과 기술 중소기업이 균형 있게 성장해 나가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제는 대기업의 독과점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산업 기반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