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현역 물갈이·수도권 중진 투입으로 돌파 전망

2023-08-28     김두수 기자
여권인 국민의힘의 내년 4월 총선과 관련, 부·울·경과 TK(대구·경북) 등 ‘영남권 현역 물갈이’를 통한 개혁공천 로드맵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당의 이러한 전략은 ‘수도권 위기론’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보수의 텃밭인 영남권 개혁공천을 통해 수도권에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대체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특히 당내 수도권 출신과 비주류 일각에선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기현 대표의 총선 역할론에 비판을 가하고 있지만, 용산 대통령실 등 여권 핵심부의 시그널은 김 대표에 대해선 ‘100% 신임’하고 있는 것으로 읽히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김 대표 중심 총선필승 전략과 함께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중진을 투입해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이날 “지금은 누가 뭐래도 김기현 대표 중심으로 공천작업에 이어 내년 4월 총선을 치를 것”이라면서 “수도권 필승을 위해 영남권 개혁공천 바람을 ‘북상’시키는 전략도 검토중”이라고 기류를 전했다.



◇영남권 현역물갈이 비중 예상보다 크나

김기현 지도부는 외형적으론 내년 총선 공천로드맵에 대해선 일체 노코멘트를 취하고 있다. 울산출신 당 전략기획부총장인 박성민(중) 의원 역시 ‘공천’이란 언급 자체를 꺼려하고 있다.

하지만 여권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동남권과 TK 현역 물갈이 방안에 대해선 이미 상당한 수준에서 스크린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3·9 대선 당시 조직부총장을 맡아 전국 17개 시도 현지를 패트롤 한 바 있는 박성민 부총장을 비롯한 핵심인사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1년6개월이 지난 현재도 핵심당직을 그대로 맡고 있다.

핵심 당직만 일부 조정됐을뿐 역할론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때문에 대선 당시 핵심인사들이 전국 지역구별 득표력을 포함한 정밀분석표를 바탕으로 ‘등급’이 메겨진 자료를 공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권의 한 고위 인사는 이날 “핵심부에 의해 공식·비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다선 의원들과 원외당협위원장들의 물갈이 대상은 이미 상당수준에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물갈이 지역구 대체 인물 물색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0월 당무감사 결과와 물갈이 대상을 종합적으로 판단, 본선 경쟁력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울산·부산·경남과 TK지역은 본선경쟁력 ‘플러스 알파’로 정무적 판단이 중요하다는 전망도 있다. 22대 국회 원내지형에서 윤석열 정부와 정치적 운명을 함께할 ‘충성도’ 검증에 방점이 찍힌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도권 위기론 실체는

내년 총선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진 역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선 외형적으론 수도권 위기론에 선을 긋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 서울은 국민의힘이 박빙 우세, 더불어민주당은 경기도에서 우세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내 나경원 전 의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총선 앞 몸풀기’ 행보가 최근 잇따르자 이들처럼 수도권에 기반이 있고 인지도가 높은 중진들이 간판으로 나서 ‘위기론’을 돌파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김기현 대표는 “당 대표 경선 때 저와 경쟁을 벌였던 분 중에 훌륭한 분들이 꽤 있는데 그런 분들을 다 활용해야 하지 않겠나”라고도 언급한 바 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권이 ‘다국적군’을 꾸릴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특히 서울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의 총선 역할에 대한 기대도 상당하다. 오 시장이 서울시와 관련한 각종 정책적 뒷받침으로 수도권 선거의 향방을 좌우할 ‘키’를 쥘 수 있다는 것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