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급등…정유업계 하반기 실적 주목

2023-08-28     권지혜
석유화학공단

정유사들의 수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배럴당 15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던 울산지역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이 반등될지 주목된다.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15.05달러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15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7월5일(21.24달러)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 경유 등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것으로, 보통 4~5달러를 이익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정유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은 상반기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 정제마진 평균은 6.1달러로, 전년 동기(14.84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정제마진이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정유 4사는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정유 4사의 영업이익은 9984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779억원)와 비교해 무려 11조원이 넘게 감소했다. 특히 2분기 정유 4사의 영업손실은 3579억원에 달한다.

울산지역 정유사들의 2분기 실적을 보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손실은 106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로 전환됐다. 매출은 18조7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S-OIL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9% 감소했다. 매출은 7조8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7% 감소했으며, 순손실은 224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지난 7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이 감산을 결정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정제마진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울산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0.27원 오른 ℓ당 1738.70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울산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0.09원 오른 ℓ당 1615.92원을 나타냈다.

국제유가 상승에 울산지역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7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또 코로나 엔데믹으로 항공유를 중심으로 한 석유 수요가 늘고 있다.

2~3분기에 걸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유사들의 정제시설 정기보수가 겹치면서 석유제품 공급 감소는 적어도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국내 정유 4사의 하반기 실적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S-OIL, SK에너지, GS칼텍스 등은 이미 정기보수를 마치고 정제 설비 가동률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