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새로움의 시대

2023-08-28     경상일보

주위를 둘러보면 모든 분야에서 변화의 속도가 이전보다 더욱 가속화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야말로 ‘새로움’이라는 단어가 일상화되고 있다. 필자는 감히 현대를 ‘새로움의 시대’라고 명명하고 싶다.

‘얼리어답터’라는 말을 처음 들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신상’이라는 단어에 괜히 설레는 세상이다. ‘신상카페’를 지도어플에서 검색하면 개업 초기라 리뷰수도 얼마 되지 않은 ‘새로오픈’ 라벨을 단 카페가 수없이 많이 검색된다. 지도어플이라고 하니 매일매일 탄생하는 수많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떠오른다. 우리의 상상과 수요가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이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온라인 도구가 등장해 새로운 세상을 선사한다. 최근에는 지하철 빈자리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하는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고 하니 그 섬세함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지구 환경의 면에서 보면, 신종플루, 코로나 그리고 이상 기후 등 과거와 전혀 다른 행성인 듯 새로운 세상을 맞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들 겪어보지 못한 새로움에 인류는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사는 도시 울산은 어떤 새로움의 시대를 열고 있을까.

무엇보다 지난 23일 나온 수소전기트램이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했다는 뉴스가 시민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이제 고래가 아닌 수소트램을 타게 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수소트램 모양도 고래 모양일 수 있겠지만.

그리고 울산고속도로 개통을 기념해 50년 전 건설된 신복로터리 제2공업탑 철거작업이 며칠 전부터 시작되었다. 신복로터리는 평면교차로로 바뀌게 되는데, 기념물이 사라진다는 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생각해보면 울산고속도로 개통의 기념물 철거와 수소트램의 시작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인데, 축구에서 선수교체의 느낌이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교통수단의 등장인 것인가.

새로움이라는 것이 우리들 가슴을 설레게 하는 좋은 면도 있지만, 그 반대의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수소전기트램의 경우 세계최초의 수소전기트램이라는 의미를 담고 전철이 없는 광역도시의 교통난을 해소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매길 수 있을 것이다. 울산 도심의 동서축을 잇는 1차선은 그 길이가 약 11㎞로, 15개의 정거장을 포함한다고 한다. 울산은 바야흐로 수소 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인프라를 갖추게 될 것이다. 그러나 수소전기트램 1호선이 다니게 될 도로를 떠올려보면, 트램이 다니는 철로로 인해 당장은 자동차 도로가 복잡해질 것이 예상된다. 전문가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최적의 답을 도출하겠지만 정답은 있을 수 없으니 트램 전 노선을 건설하기까지는 분명 그 과정이 조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롭다고 여겨지는 것이 과연 진정 세상에 없었던 것인지는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들고나온 ‘스마트폰’은 전화기에 컴퓨터를 결합한 것이고, ‘신상카페’도 헌 주택을 개조해 감성카페로 꾸며 오픈한 것들이 꽤 많다.

시야를 돌려 필자의 영역인 특허 얘기를 해 보자. 특허를 받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신규성(Novelty)이 요구된다. 발명이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발명을 구성하는 요소 모두가 새로워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결합한 전체가 새로우냐를 가지고 판단한다. 즉 종래의 구성을 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곧 새로운 발명인 것이다. 한마디로 새로움도 과거의 것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새로움을 맞이하면서 겪게 되는 혼란을 극복하는 문제도 그 답을 과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예컨대 수소트램은 미래의 울산에 유산으로 남을 것인바 그 건설계획은 신중하고도 정교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조언들은 현재의 교통혼잡을 예측하지 못했던 초기 도시건설 역사에서도 수없이 많이 발굴해 낼 여지가 있다고 본다.

새로움의 시대는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는 시대라 할 것이다. 초고속으로 변화하는 세상, 뜬금없는 세상에 우리가 살아남고 더욱 성장하려면 과거의 지혜를 바탕으로 두 주먹 불끈 쥐고 하나씩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용기와 기지를 발휘해야 한다.

김지환 지킴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