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트램시대 개막]5217억원 생산유발, 2423명 고용창출도
울산도시철도(트램) 1호선이 정부의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해 2029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도로 폭이 줄어들고 공사 과정에서 불편도 발생할 수 있지만,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시내버스를 대체할 새로운 교통수단이 도입됨에 따라 시민들의 이동 편의가 크게 개선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시내버스 의존도 저감
트램 건설에 따른 직접 효과는 지역 경제 파급 효과로 예상할 수 있다. 건설 단계에서 4955억원, 운영 단계에서 262억원 등 생산 유발 효과는 5217억원에 달한다.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건설 단계에서 1632억원, 운영 단계에서 90억원 등 총 1722억원이다.
고용 유발 효과는 2423명에 이른다. 건설 단계에서 2295명, 운영 단계에서 128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특히 트램 운영을 위해 울산교통공사를 설립할 경우 고용의 질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트램은 교통 혼잡 비용 증가율과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울산은 도시철도가 없는 유일한 광역시로 교통 혼잡 비용 증가율이 전국 7대 특광역시 가운데 최고를 기록 중이다. 울산의 교통 혼잡 비용 증가율은 2014년 1조1000억원에서 4년 만에 1조6400억원까지 연평균 10.5%나 치솟았다. 5.7%인 서울과 3.7%인 부산은 물론 9.4%인 대구와 8.4%인 대전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2020년 기준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은 11.6%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했다. 이는 46.9%인 서울과 30.8%인 부산 등에 비해 월등히 낮다.
시는 트램 도입에 따라 시내버스에 치중된 교통 수요가 분산돼 교통 혼잡 비용 증가율이 낮아지고,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통약자 이동 편의 개선
트램 출입구는 노면과 같은 위치에 설치된다. 저상버스 보다 낮은 곳에 출입구가 설치됨에 따라 휠체어나 유모차 등의 수직 이동이 사라져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가 대폭 개선된다.
트램을 기반으로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이 가능해져 적자 보전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도 높다. 정확한 비용은 이용 분석 시뮬레이션과 시내버스 노선 개편, 기본·실시설계 등을 통해 파악할 수 있지만 시는 일단 시내버스의 지선 체제 전환과 감차 등을 통해 시내버스 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량 통행 속도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 트램 도입 시 대중교통 이동시간은 기존 40분에서 27분으로 최대 13분 단축되는데, 정시성 향상에 따른 편익은 연간 13억1000만원에서 18억9000만원 수준이다. 정시성이 보장됨에 따라 대중교통 중심 통합 교통체계 구축(MaaS)의 기반도 확보된다.
트램 노선을 중심으로 도시 개발 사업과 도시 재생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1호선 노선 인근에는 13개 도시 개발 사업이 공사에 들어갔고, 58개는 인허가 절차를 완료했다. 트램 개설로 정거장을 중심으로 역세권 효과도 발생할 전망이다.
◇친환경 도시 이미지 제고
울산에 도입되는 수소트램은 전력 생산을 위해 공기를 흡입하면서 필터를 거치기 때문에 대기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수소트램은 전기를 생산하면서 배기가스 대신 물을 생성한다.
현대로템이 생산하는 수소트램은 운행 시간당 약 800마이크로그램의 미세먼지를 정화하고 107.6㎏의 청정 공기를 생산한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비배기 미세먼지 감소 효과 등 환경 비용은 연 2억2700만원이다. 타이어 마모와 도로 잔재물 등 비점오염 절감에 따른 환경 비용은 연간 1억4300만원 수준이다.
수소트램 노선에 잔디 궤도를 도입할 경우 도심 녹지공간이 7만4000㎡ 확보돼 소음·진동 및 열섬 저감 효과가 발생한다.
수소 선도 도시라는 이미지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 세계 최초의 수소트램이 울산에서 운행될 경우 벤치마킹이 잇따를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울산과 같은 형식인 무가선 수소트램을 구축키로 하고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