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요기업 신기술 활용 탄소배출 감축 앞장

2023-08-31     석현주 기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SK에너지 등 지역 주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저온경화 기술을 개발해 차량 생산공정 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가 하면 소각장 폐열 재이용 등을 통해 탄소배출 감축에 앞장서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30일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도장 공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여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극대화하는 저온 경화 기술을 공개했다. 자동차 도장 공정은 크게 전처리, 하도도장, 중도도장, 상도도장의 4단계로 완성되는데, 이 과정에서 고온 처리로 도료를 단단하게 굳히는 공정을 경화 공장이라고 한다.

현대차는 기존 섭씨 140℃에서 20분 걸리던 상도 경화 공정을 90℃에서 20분간 진행하면서도 동일한 도장 품질을 유지하는 도료 기술을 개발했다. 경화점이 낮은 도료를 사용하므로 온도를 높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도장 공정은 자동차 제조공정 중 에너지 사용 비중(43%)이 가장 크고 탄소배출량도 많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관련 부문에서 탄소배출과 가스 사용량이 각각 40% 줄어든다고 현대차는 예상했다.

이 기술을 국내외 모든 현대차 공장에 적용하면 자동차 제조공정에서 배출되는 연간 이산화탄소 1만6000여t을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소나무 200만그루, 면적 기준으로는 산림 1600만㎡가 흡수할 수 있는 탄소량이다.

특히, 현재 현대차는 울산 5공장에 저온 경화 기술을 시범 적용해 제네시스 G80을 시험 생산했으며 지속적으로 공정을 운영하면서 기술 적용 가능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울산미포국가산단에 구축된 ‘스팀하이웨이’를 활용해 지역내 산업폐기물 소각업체의 폐열을 인근 수요기업에 공급하게 됐다. SK에너지 등 산단내 기업들이 소각장 폐열을 재이용하게 되면서 연간 온실가스 5만6000t이 감축될 전망이다.

‘스팀하이웨이’는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잉여증기를 인근 수요기업에 열에너지로 공급하는 고압증기 배관망(길이 6.2㎞, 지름 20인치)을 구축한 사업이다.

이날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지역본부와 SK에너지(주), (주)코엔텍은 ‘스팀하이웨이 신규증기 공급 및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산업폐기물 소각업체 코엔텍의 소각장 개축에 따라 발생한 증기를 스팀하이웨이 배관에 연결해 SK에너지 등 수요기업에 연간 약 30만t을 공급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공급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된다.

특히 소각장 증기는 탄소제로 에너지로 이번 계약에 따라 연간 자동차 2만7000대에 달하는 5만6000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기업의 기존 화석연료 대체로 탄소배출권 확보도 지원할 예정이다.

류영현 산단공 울산지역본부장은 “에너지순환체계 강화로 탄소국경세·환경규제 등이 증가했다. 이번 소각장 폐열 재이용 계약은 석유화학 입주기업의 지원책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단공은 이후에도 스팀하이웨이 배관 수요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지속적인 열에너지 재이용사업 발굴을 통해 탄소중립형 산업단지 선도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