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산업 경쟁력 견인하는 통합 파이프랙 구축

2023-09-01     경상일보

울산석유화학공단의 통합 파이프랙 구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는 31일 석유화학공단 내 협의회 사무실에서 ‘울산 석유화학공단 통합 파이프랙 구축 사업 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에는 시와 참여·투자업체 29개사 실무 책임자, 사업 수행기관인 울산도시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기본 설계 참여기관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968년 국가산단으로 지정된 석유화학단지에는 입주기업들이 개별적으로 화학관·가스관·송유관·상하수관·전기통신관·스팀관 등 1774㎞에 달하는 배관을 묻어왔다. 그러다보니 배관이 어디에 매설돼 있는지 알 길이 없게 됐다. 여기다 세월이 흐르면서 지하배관이 노후화돼 석유화학단지 자체가 마치 시한폭탄으로 변해버렸다.

통합 파이프랙 구축 사업은 석유화학단지 땅 속에 묻혀 있는 지하배관을 지상으로 노출시키는 사업이다. 여기저기 얽켜있는 지하배관을 지상으로 드러내 배관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와 울산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특수목적법인을 구성해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업들이 비용 부담 문제로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그러다가 지난 3월22일 울산시를 비롯해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울산도시공사, 27개 석유화학업체 등 30개 공공기관·기업체가 참석한 가운데 통합파이프랙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사업비는 국비 168억원(23.7%), 민간부담 541억원(76.3%) 등 총 709억원이며 길이는 3.55㎞다.

31일 열린 실무협의회에서는 지상 배관 이격거리가 핵심 주제로 떠올랐다. 배관을 지상에 설치할 경우 안전 확보를 위해 도로에서 25m 이상 이격해야 하는데 마땅한 부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전용공업지역일 경우 이격거리를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단서조항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파이프랙 구축 사업은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사업 중의 하나다. 통합 파이프랙이 고속도로 같은 역할을 제대로 해야 국가산업단지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된다. 네덜란드와 싱가포르 등 오일허브 항만을 갖춘 국가와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은 파이프랙을 이전부터 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올해 안으로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한 뒤 내년 하반기 공사를 발주해 2026년 준공하기로 했다고 한다. 8년 이상 끌어온 파이프랙 구축 사업이 산업수도 울산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