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생계곤란 겪는 한부모가정 바다네...비만오면 아랫집으로 물이 뚝뚝

2023-09-01     강민형 기자

비가 내리는 날이면 바다(가명·8세)네는 비상이 걸린다. 아랫집으로 물이 뚝뚝 새기 때문이다. 바다는 엄마, 남동생 호수(가명·5세)와 함께 살고 있는 한부모(모자) 가정이다.

지난 2021년 바다 엄마는 갑자기 연락두절된 바다 아빠와 이혼 후 급하게 오래된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왔다. 바다네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생긴 부채로 독촉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바다 엄마는 갑자기 홀로 바다와 호수를 양육하게 되면서 경제적 자립이라는 어려움을 마주했다. 바다 엄마는 아이들을 위해 사회복지사·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해 구직활동에 나섰지만 쉽지는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바다 엄마는 2010년 갑상선암 진단 이후 수술을 받은 뒤부터 현재까지 약을 복용하며 꾸준히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

지금은 자활사업에 참여하며 생계를 유지 중이지만, 3인 가구 대비 소득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식비, 생활비 외의 목돈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바다네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은 약 24평이다. 3인 가구 기준 최소주거면적인 10평은 보장됐지만 아파트가 준공된 지 30년을 넘어가면서 여기저기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바다네는 베란다 외부 새시의 노후가 심하다. 교체 시기를 놓친 탓에 비만 오면 아랫집으로 물이 새기 때문이다.

올해 유난히 많은 비가 내렸던 지난 6월, 바다네는 아랫집에 피해라도 갈까봐 비가 오지 않기만을 바라며 생활했다. 외부 새시 교체가 시급하지만 현재는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에 섣불리 수리를 할수도 없다.

바다 엄마는 조부모님한테라도 도움을 요청할까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바다 조부모님은 노령연금으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와 호수는 여름철이 되면 장마와 태풍을 걱정한다. 아이들을 보면서 바다 엄마의 한숨도 깊어져만 간다. 가을을 앞두고 장마, 태풍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오자 바다 엄마는 결국 고민 끝에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275·3456) 전화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