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지연 우려

2023-09-04     박재권 기자
울산시가 태화강에 추진 중인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건립 사업이 낙동강유역환경청과의 하천 점용 협의에서 발목이 잡혀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시는 올해 안으로 낙동강청과 하천 점용 협의를 마무리 짓고 실시 설계에 착수하고자 했으나 암초를 만나게 돼 자칫 사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3일 시에 따르면, 시는 민선 8기 야외 체육시설 조성 3대 공약 중 하나인 태화강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카누·카약·조정·패들보드 등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수상스포츠 체험장, 동호인 및 전문체육인들에게 수상스포츠 훈련장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시는 지난 2021년 제7차 울산권 관광개발계획에 이를 반영했다. 지난해에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까지 마쳤다.

이를 통해 시는 태화강 십리대밭교 인근 둔치에 부유식으로 360㎡ 면적의 콘크리트 부잔교와 177㎡ 면적의 접안시설을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낙동강청에서 태화강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건립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낙동강청은 부유식 콘크리트 부잔교 설치와 관련 유수 흐름에 지장을 줄 수 있고, 호우로 시설물이 유실됐을 때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의견을 시에 전달했다.

시는 서울 한강, 대전 등에 설치된 부유식 시설물을 예시로 들며 낙동강청을 설득하고자 했으나 지속적으로 완강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다 보니 하반기부터 실시 설계에 착수한 뒤 내년 5월 착공, 2024년에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던 시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는 태화강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형태를 기존 부유식 및 고정식에서 이동식으로 변경해 재차 낙동강청 설득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시는 이동식으로 추진할 경우 호우 시 쉽게 시설물을 옮길 수 있고, 안전상의 우려도 덜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시는 부유식, 고정식보다 이동식의 형태가 낙동강청으로부터 허가를 받기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예산도 상당 부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당초 태화강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건립에 필요한 총 사업비로 30억원 정도가 예상됐으나 이동식 형태를 채택할 경우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울산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기후 위기가 심각해짐에 따라 예측이 어려운 기상 환경 탓에 낙동강청이 우려하는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며 “시민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시설물 조성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부유식과 고정식, 이동식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비교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