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난항’ 현대중·현대차 동시파업 우려

2023-09-04     차형석 기자

울산지역 양대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동시 파업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사내 소식지를 통해 오는 6일부터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3시간동안 올해 첫 부분파업을 벌였다. 지난 1일에도 2시간 파업을 이어갔으며, 4일도 2시간 파업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곧바로 재교섭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연말 노조 집행부 선거 시점까지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투쟁으로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노사는 지난달 22일 열린 22차 교섭에서 기본급 12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35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합의안은 이틀 뒤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8.78%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후 노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재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과 격려금을 높인 새로운 제시안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는 추가 제시안을 급하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파업과는 별개로 교섭을 계속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현대차 노조는 당장 파업에는 돌입하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교섭이 난항을 보이고 있는데다 쟁의권(파업권)을 확보한 상태여서 언제든지 파업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1일 속개된 18차 본교섭에서 정년퇴직자 예우 등 일부 안건에서 의견이 일치했지만 임금과 성과급, 휴가비 등 핵심쟁점인 임금성 부분과 정년연장에서는 여전히 의견차를 보였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교섭재개 이후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협상이 지속 가능하며, 차기 교섭에서는 반드시 일괄제시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의 90%에 가까운 찬성으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는 4일부터 파업 전 단계인 집행부 출퇴근 투쟁과 전 조합원 특근거부 투쟁에 나선다. 하지만 차기 교섭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경우 7일 열리는 중앙쟁대위에서 파업 등 투쟁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