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되살아나는 울산동구 경기, 장기 플랜 수립해야
‘소멸우려지역’으로 지정됐던 울산 동구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2015년 시작됐던 조선업 불황으로 인구 상당수가 빠져나가 공동화 현상마저 나타났던 동구가 다시 활기를 되찾은 것은 현대중공업의 조선 수주가 회복됐기 때문이다. 동구 뿐만 아니라 울산 전체 경제 측면에서도 매우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동구 경제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아직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도 HD현대중공업의 부족한 인력난을 해소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조선 수주가 끊겨도 지역 경제가 한 순간에 무너지지 않도록 튼튼한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본보 취재팀이 동구 서부동 명덕마을 일대를 돌아본 결과 명덕마을 상권에는 임대나, 빈 점포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명덕골목 일원은 중공업 호황기 때 동구지역 최고의 상권 중 하나였지만,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불황으로 폐업 점포가 급증했다. 그러던 명덕마을 골목이 손님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지역경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가 인구 증감인데, 동구는 지난 6월 710명, 7월 492명, 8월 267명이 순유입되면서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동구는 지난 2013년 18만여명으로 인구 정점을 찍은 뒤 15만여명으로 줄어든 바 있다. 그러다가 인구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HD현대중공업의 업황과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3년치 일감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울산공장의 9개 도크와 해양 1개 도크 모두가 풀가동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여기다 지난 7일 노사의 2차 잠정합의안이 투표에서 가결됐다. 이에 힘입어 명덕마을 골목의 상권 매출은 지난 2015~2016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지방소멸의 그림자가 짙게 깔렸던 동구가 극적으로 침체의 덫에서 빠져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의 잇단 수주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은 여전히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HD현대중공업는 10년 전 종업원이 6만3000여명이었으나 지금은 2만5000여명 수준이다. 물론 기술이 발전하고 스마트공정이 많아진 것도 원인이겠으나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동구는 조선업 외에는 대안 업종이 없어 제2차 수주불황이 올 경우 경제침체와 인구이탈 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전기차 부품단지 조성 등 산업 다변화와 관광산업 유치 등이 시급하다. 섬처럼 바다로 둘러싸인 동구가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이 참에 긴 안목으로 큰 플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