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소멸우려지역’서 되살아나는 동구, 조선업 호황으로 동구 상권도 다시 활력
“조선업이 다시 호황을 맞으니 명덕마을 상권에도 모처럼 활기가 도네요.”
11일 오전 11시께 방문한 울산 동구 서부동 명덕마을. HD현대중공업 정문과 인접해 있는 이 지역은 현대백화점 울산동구점, 울산대학교병원, 현대예술회관 등 주요 주민편익시설이 밀집해 상권이 집중돼 있는 동구의 번화가 중 한 곳이다.
오전 이른 시간으로 유동 인구는 많지 않았으나 이 지역 상가들은 대부분 임대나 빈 점포 없이 영업을 하며 수년 전 침체기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식당과 카페마다 현대중공업 직원은 물론 젊은 사람들로 활기를 띠었다.
명덕골목 일원은 조선업 호황기 동구지역 최고의 상권 중 하나였지만, 지난 2015년 전후로 시작된 조선업 불황과 구조조정, 인구 유출 등으로 같이 침체기를 겪었다. 최근 조선업 수주 증가에 따라 인근 상권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는 분위기다.
여종구 명덕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장은 “침체기 였던 2015~2016년과 비교하면 하루 평균 400~500여명 이상이 마을을 방문하고 있고 상권 매출은 2배 이상 늘었다”며 “조선업 호황 등으로 명덕 상권에 빈 점포가 하나도 없이 활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들어 이날 현재까지 32척의 신규 선박을 수주하는 등 3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이에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내 조선 9개 독(dock)과 해양 1개 독(dock) 모두 빈 곳 없이 가동되고 있다. 협력사를 포함한 사내 인력도 6월말 기준 2만6890여명이며, 부족한 인력 해소를 위해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 수도 3000여명에 이른다.
현대미포조선 수주 잔량 역시 130척과 베트남 법인(HVS) 40여척 등 총 170여척으로 2년 반 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4개의 독에서 12척의 선박을 건조하고 있으며, 마무리 의장 작업 12척, 해상 시운전 선박 1척 등 모두 25척의 선박이 건조 중이다.
이무덕 현대중공업 사내협력회사협의회장은 “많은 일감에 직원들이 소비 진작에 나서면서 동구 경기가 활성화 되고 있다”면서도 “조선소가 있는 도시에 ‘조선업 특구’를 만들어 주52시간제를 노사합의 하에 유동적으로 진행할 수만 있다면, 1인당 80만~120만원의 소득이 더 생기게 돼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구가 17만7800여명이었던 2013년 이후 10여년간 인구 순유출이 진행되며, 빠른 속도로 지방 소멸 그림자가 덮친 동구의 인구는 지난 6월 710명, 7월 492명, 8월 267명이 순유입되는 등 15만2315명을 기록하며 저점을 지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현재 서부동 명덕마을살리기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복합문화광장 등이 내년께 조성되면 명덕마을 주변이 활기를 더 띨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