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크라이나 오데사항과 울산항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의 매우 중요한 항구도시이다. 울산항과 궁합도 잘 맞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여타 항구와 달리 수심이 깊어 천혜의 축복을 받은 울산항, 지구촌을 통틀어 봐도 이런 항구가 몇 군데 없으리라. 아름다운 항구도시 울산시를 벤치마킹으로 오데사항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어떨까? 어쩌면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교관으로서 러시아, 카자흐스탄, 프랑스에서 근무했고 전 우크라이나 대사를 역임하신 이양구 대사가 유라시아 프로젝트와 우크라이나 돕는 일은 운명이자 하늘이 맡긴 소명이 아닐까 싶다.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프로젝트는 이 대사를 주축으로 하되 각자 자기 분야 강점을 살리기로 했다.
오늘날 지구촌은 총성없는 3차 세계대전을 치르는 셈이다. 당장 러시아나 북한, 한국도 각자 고민이 많으리라. 오데사는 드네프르강 북쪽으로 31㎞,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남쪽으로 443㎞ 떨어진 흑해 해안에 있다. 지극히 아름다운 곳이지만 그렇다고 일반 바다와는 다르다. 바다가 아닌 바다라고나 할까?
1795년 신항구가 오데사라고 명명되었다. 1866년 철도가 들어온 이후에 급성장했다. 오데사는 마치 여자 이름과 같다. 물류의 기지이며 전략적인 곳이다. 천혜의 항구에서 우크라이나, 몰도바, 루마니아의 모든 지역과 철도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공작기계, 크레인, 쟁기 생산을 비롯해 광범위한 기계 제조업도 발달되었다. 인구는 100만 명이 넘는다.
전쟁이 끝나면 다양한 형태의 전후 복구 재건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다. 지난번 스위스 회의를 통해서도 밝혀졌듯이 미국이나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미국은 미국대로 한국은 한국대로 여러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과 한국의 입장은 또 다르다. 한국은 거대한 용 네 마리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6·25남침 전쟁으로 쑥대밭이 되었을 때 종전 이후 일본이 전쟁 특수를 누렸다.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인도적으로 지원할 건 지원하고 비즈니스로 풀어야 할 부분은 또다른 문제이다. 현지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를 해야만 한다.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탁월한 인재들이다. 1차 산업부터 4차 산업까지 모든 인재를 한국처럼 골고루 갖춘 나라가 지구촌에 얼마나 되겠는가. 우리의 피비린내가 나던 전쟁이나 보릿고개 경험 그리고 놀라운 산업 발전의 역사가 어느 나라에게든 희망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 울산이야말로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중앙아시아에도 다시 봄이 오고 꽃도 피어야 한다. 푸르른 밀밭으로 펼쳐져야 할 우크라이나에서는 오늘도 미사일이 날고 총성이 울리고 있다. 벌써 40만 명의 젊은이들이 죽어갔다. 그들의 전쟁으로 지구촌에서는 밀가루 등 생필품값이 너무 올라서 비명이다. 한국이든 외국이든 다 지구별 이웃 국가들이다. 전쟁도 내전도 다 멈출 수는 없을까. 누구도 시대의 아픔을 겪지 말고 굶지도 말며 살아갈 수는 없을까.
아직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우루과이 위치는커녕 같은 나라로 헷갈리는 젊은이들이 많은 대한민국, 21세기에 글로벌 마인드는 고사하고 러시아와 전쟁이 벌어진 나라가 위 세 나라 중 어디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가 서로 어울려 산다는 것은 나 이외 다른 사람들의 삶, 우리가 아닌 지구촌 이웃들을 소중히 여기고 관심을 갖는 데서 출발하는 거 아닐까.
이연실 6223미래포럼 글로벌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