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기업체 미세먼지 대폭 감축, 협약기업 더 늘려야

2023-09-13     경상일보

울산시와 미세먼지 저감 협약을 맺은 29개 지역 기업체들이 협약 이행기간 4년 동안 미세먼지 배출량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는 지난 2018년 10월24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함께 지역내 29개 기업체와 ‘기업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기업들은 미세먼지 다량 배출 상위 기업들로, 2014년 대비 40%를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지난 4년간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목표치보다 123% 초과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미세먼지 감축대책은 겉돈 측면이 없지 않다. 특히 코로나로 중국의 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미세먼지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우리 정부나 지자체가 위기감을 크게 못느끼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1월6일 울산에 첫 초미세먼지 위기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되는 등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감이 다시 확산됐다. 이날 울산과 부산에서 시작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7일 전국으로 확대돼 최악의 대기질을 기록했다. 주 요인은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산업·일상 활동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번에 시가 29개 업체의 미세먼지 감축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총 8만7200t이 저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장별로는 한국동서발전이 지난 2022년 질소산화물을 2014년 대비 2900t가량(82%) 감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LX하우시스가 74%, 무림피앤피가 73% 저감했다.

미세먼지는 먼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4종의 대기오염물질에서 나오는 것으로, 천식과 같은 호흡기계 질병을 악화하고,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특히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는 초미세먼지는 폐포까지 침투해 천식이나 폐 질환 유병률과 조기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700만명이 조기 사망한다며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산업단지가 밀집한 울산의 미세먼지는 자동차 보다는 공장에서 더 많이 배출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29개 협약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미세먼지를 대폭 감축해 목표를 초과달성했다는 것은 축하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20~30개 기업이 노력한다고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 울산 전 시민과 전 기업체가 합심해 풀어내야 할 영원한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