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미분양 줄지만 경기활성화 먼길
지난 2월 4300가구에 달하던 울산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5개월 만에 2900가구로 감소했다. 이 기간 울산의 미분양 소진율은 전국 3위를 차지했지만, 이 같은 추세가 향후 분양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지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2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울산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지난 연말 1402가구에서 올해 1월 말 4253가구로 급증했다. 이후 2월 중순 4298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5월까지 4000가구 선을 유지하며 소폭 감소세를 나타냈다.
울산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6월 들어 3551가구로 줄어든 뒤 7월 말 2909가구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울산의 아파트 미분양 소진율은 올해 고점 대비 32.3% 급감했다. 이는 62.2%인 인천, 51.8%인 대전에 이어 전국 3위다.
미분양 물량이 일부 해소되면서 남구는 지난 4월부터 관리지역에서 제외됐다. 현재 울산 내 미분양 관리지역은 지난 2월부터 지정된 울주군이 유일하다.
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두 달 동안 연이어 크게 줄어든 것은 분양 취소와 미분양 아파트의 재분양에 따른 것이어서 분양 경기 활성화와 연결 짓기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울산 아파트 9월 분양전망지수는 86.7로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하며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이는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며, 분양 경기가 좋지 않은 지방 도 단위 지자체까지 포함한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올해 1월 7만5359가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7월 6만3087건으로 완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뒤 유지하면서 수요자들의 이자 상승 부담이 완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편 울산의 9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지난달과 동일한 85.6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84.6에서 95.6으로 11.0p 상승했고, 울산을 포함한 광역시 역시 85.0에서 97.4로 12.4p 상승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소득 기준 및 대출 한도 완화 등으로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고, 아파트 미분양 물량 감소 및 청약시장 활성화, 9월 중 금융·인허가 관련 추가 부동산 대책이 예견되면서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봤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