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다시 만나고 싶은 아이들로 키우려면
사진교육 활동을 하고 있는 필자는 한국예술교육진흥원 소속 학교 예술 강사, 울산학생교육문화회관의 문화예술교육 1일 체험 사진 분야 강사, 그 외 각종 특강이나 융합 수업 등에서 활동 중이다. 본격 예술 강사로 활동한 기간 대비 폭넓은 연령대의 많은 학생과 선생님들을 만났다고 자부한다. 다양한 군상을 경험하며 느낀 책임감과 만족감은 좀 더 나은 교육자로의 성장을 도왔다. 특히 예술 강사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울산시교육청 산하 문화예술교육기관인 울산학생교육문화회관이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 ‘문화예술교육 1일 체험’은 울산 전역의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학기 중 평일 동안 하루 2회씩, 한 과목당 10~15명 정도의 인원으로 진행되니 수많은 학생들을 만날 수밖에 없다. 이 수업은 말 그대로 자신이 선택한 과목을 한 번 체험해 봄으로써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찾아보는 수업이다. 이러한 일회성의 만남은 학생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유별나고 불성실한 태도의 학생들 덕에 회의감이 느껴지는 날들도 있다. 많은 이유로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거나 수업을 계속해서 방해하는 학생들의 문제 행동은 아무리 겪어도 곤란하다. 심지어는 성희롱으로 문제 삼을 만한 언행을 보이는 학생들도 있다. 그럴 때 마다 주의를 주며 수업을 이어나가지만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것도 사실이다. 그와 동시에 학교 선생님들의 노고에 대한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특별 강사인 나는 2~3시간 정도만 책임지면 그만이지만, 하루 종일 학교에서 학생들과 씨름할 선생님들을 생각하니 절로 고개가 저어지는 것이다.
물론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적극적이고 좋은 태도를 갖고 있는 학생들이 오는 날도 많이 있다. 여전히 대부분의 학생들은 맑고 순수하다. 자신이 처음 해보는 경험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참여한다. 수업에 집중하는 얼굴에는 영락없는 아이의 해맑음이 보여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결과물에 상관없이 “와, 재미있었다!” “사진 재밌네!”라며 돌아가는 뒷모습에 어린 학생들의 웃음은 가장 큰 보람이다. 이 순간을 위해서 내가 사진을 공부했구나, 목이 터져라 수업을 했구나 하는, 좋은 작품을 완성했을 때와는 또 다른 기쁨으로 충만해진다.
한낱 예술강사인 나도 느끼는 이 작은 기쁨의 순간이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얼마나 큰 의미일까 생각하니 요즘의 먹먹한 사태들이 무겁게 다가온다. 선생님이니까 무조건 옳다는 것도 위험하지만, 내 아이니까 무조건 옳다는 것은 더 위험하다.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선생님이지만 아이를 기르는 것은 부모임을 되새긴다. 아이들의 웃음과 학부모들의 신뢰, 교사들의 교육의 가치를 지켜줄 수 있는 길을 모두 함께 찾아보아야 할 일이다.
김지영 울산젊은사진가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