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울산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가보니...24시간 깨어있는 인명구조 컨트롤타워

2023-09-15     오상민 기자
“북구에 60대 여성이 저혈당으로 쓰러졌어요” “옥상에 사람이 떨어졌어요”

14일 오전 10시30분 울산 남구 신정동 울산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침묵을 깨는 건 곳곳에서 울리는 무전뿐이다. 울산 전역의 119 신고가 모이는 이곳은 인명구조의 키를 쥔 ‘골든타임’ 구현의 출발점이자 24시간 쉬지 않고 분초를 다투는 전쟁터나 다를 바 없다.

신고 접수를 받은 구급상황관리 요원은 재빨리 ‘옥상과 옆 건물 옥상이 몇 m 차이가 있는지’ ‘환자의 상태는 어떤지’ 등을 신고자에게 확인하며, 구급대원에게 출동 요청을 진행했다.

이후 신고자로부터 환자의 상태를 전달받은 요원은 신고자에게 ‘환자의 목을 고정해달라’고 요청한 뒤, 구급대원에게 무전을 통해 상세한 상태를 알렸다. 환자의 상태를 무전받은 구급대원들은 환자 상태에 맞춰 준비를 할 수 있게 된다.

이후 요원은 인근 병원에 전화를 걸어 ‘귀 쪽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있다’는 등 환자 상태를 알리고 환자 수용 여부를 확인했다.

수용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자 요원은 다시 구급대에 ‘A병원 환자 수용 가능, A병원으로 이송해 달라’고 무전하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됐다.

구급상황관리 요원은 신고를 접수하는 수보 요원과는 다르게,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 처치를 안내하고, 질병상담, 의·병원 안내 등도 진행한다. 이들은 신고접수와 현장에서의 응급처치 안내, 구급대원에게 전파, 병원 선정, 병원 출발 무전 등 구급상황을 전반적으로 관리한다. 구급대원이 즉각적인 준비와 현장조치 등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현장과 대원을 이어주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날 119종합상황실에는 북구의 한 60대 여성이 저혈당으로 쓰러지는 등 다양한 구급 신고가 접수돼 요원들이 응급조치를 안내하기도 했다.

한 요원은 “신고자가 흥분 상태로 정보 전달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환자의 상태 정보를 침착하게 전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울산소방본부는 지난 7월5일 1급 응급구조사 및 간호사 자격을 갖춘 구급상황관리 요원을 기존 3명에서 9명으로 증원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한 명이 24시간 동안 상황실에 배치돼 사흘에 한 번 교대하던 구급상황관리 요원은 이번 증원으로 인해 팀당 3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의료상담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의료상담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해 구급상황관리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소방의 설명이다.

정호영 울산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장은 “뇌출혈 등의 증상이 발생한 급박한 상황에서 가족, 지인 등의 부적절한 응급조치로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조금이라도 증세가 보인다면 상황이 긴박할때 119로 즉시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