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0~20대 울산 떠난다…청년친화도시 시급

2023-09-18     경상일보

울산에 거주하는 10대와 20대 청년 10명 중 6명 이상이 향후 10년 이후에는 울산에 정주할 의향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울산을 떠나는 사유로 10대는 ‘원하는 학교 및 학원 등 교육 기반이 부족해서’, 20대는 ‘구직, 취업, 직장 또는 사업장의 이전’ 등을 주로 꼽았다. 현재와 같은 상황을 반전하지 못한다면 10~20대 청년의 절반 이상이 울산을 떠나겠다는 섬뜩한 지표다.

울산시는 지난 4월 지역 3820가구를 대상으로 청년, 교육, 노동 등 9개 부문에 걸쳐 실시한 ‘2023년 울산시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울산 시민 평균 거주기간은 거의 30년에 육박했다. 올해 울산의 평균나이가 43.1세인 점에 비춰보면 시민 70%가 30년 가량 거주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울산 거주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시민들의 정주의식도 향상됐다. ‘10년 후에도 울산 거주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시민 62.2%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는 2021년(56.0%) 보다는 6.2%p 상승한 수치다. 향후 울산을 떠나겠다는 시민 비중이 다소 줄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미래 울산을 짊어질 10대와 20대, 30대 젊은층에 대한 ‘정주의식’ 조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조사 결과 ‘10년 후에도 울산 거주 의향이 있다’고 답한 10대는 28.9%, 20대 44.7%, 30대는 59.8%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10대의 71.1%, 20대의 55.3%, 30대의 40.4%는 10년 이내에 울산을 떠날 의향이 있다는 의미다.

청년(19세~39세)의 향후 취·창업 희망 지역은 ‘울산 내’(46.9%)는 절반도 채 안 됐다. 특히 ‘울산 외’로 응답한 20대 이하(19세~29세)는 21.2%로 30대 10.6%보다 두 배 높게 응답했다. 울산 외 지역 취·창업 선택 이유는 ‘타지역의 조건이 더 좋아서’가 절반에 달했다.

이번 사회조사 결과는 울산의 청년들이 지역 미래에 대한 암울한 시선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산업도시 울산의 위기다. 소비의 주축인 청년층이 사라지면 인구감소와 경제 활력 저하로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꾀하기 어렵게 된다. 추락한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울산은 이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를 헤쳐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울산시는 사회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년 일자리 창출과 주거환경 개선 등 소멸위기를 막고, 지속가능한 울산 만들기에 사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