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전국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2023-09-19     강민형 기자

울산 남구에는 장생포가 있다. 장생포를 떠올리면 누군가는 ‘고래’를, 누군가는 ‘수국’을, 누군가는 ‘문화시설’ 등을 떠올릴 것이다.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는 지난 2008년 특구 지정 이후 고래박물관을 비롯해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고래문화마을, 웰리키즈랜드, 장생포 모노레일 등 각종 관광 문화시설이 들어섰다. 이와 더불어 매년 울산고래축제와 장생포 호러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올 들어서는 야간 관광 활성화 기반 닦기에 나서 각종 시설에 대해 7월말부터 이달 3일까지 매주 금요일, 주말은 2시간 연장 운영을 했다. 일부 시설은 야간시간 시설을 무료로 개방하는 등 힘을 보탰다. 이같은 노력에 이달 9일기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는 누적 방문객이 10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2년 연속 방문객 100만명 이상을 기록한데다 지난해보다 6주 가량 단축한 것이다.

남구는 올해 추경예산에도 △장생포 고래광장 수국정원 조성 3억원 △남부권 관광개발사업 기본계획 수립 1억2000만원 등을 포함시켰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일본 후쿠오카 체험시설 견학을 진행했고, 이달 18일에는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일원 체험시설 조성 타당성 조사·기본계획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도 갖는 등 전국 제1 관광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장생포가 대표 관광지로 성장하기 위해 풀어야 할 것도 많다. 장생포 해양공원과 장생포순환도로 확장공사가 남았기 때문이다. 울산 첫 항만재개발 사업인 장생포 해양공원은 행정 절차 간소화, 주관 부서 통일 등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사업 시행자를 찾지 못해 계획단계에서 여전히 제자리 걸음 중이기 때문이다. 민·관이 협업해 사업 제안을 하더라도 사업성이 뒷받침돼야 하다보니 섣불리 나서는 사업자도 거의 없다.

여기에 장생포순환도로 확장공사도 갈길이 멀다. 올해 제3회 울산시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순환도로 확장공사 사업비를 전액 삭감했다. 본예산에 편성된 예산 집행률이 낮아 추가경정예산 53억원이 이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사업은 향후 남구만의 특색있는 관광 사업이 자리를 잡기 위해 꼭 풀어야할 숙제다. 이를 위해서는 긴 절차에 사업방향이 바뀌거나 중단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행정력이 투입돼야 한다. 지속되는 사업 장기화에 자칫 남구의 장생포 관광특구발전 계획이 엇박자 행정으로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장생포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행정과 의회, 또 유관기관 간 합심과 노력이 어느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강민형 사회부 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