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폭주하는 尹정부, 국정기조 전면 폐지를”

2023-09-19     김두수 기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약 1만3000자 분량의 연설문을 약 48분간 읽어 내려가며 집권 2년 차 윤석열 정부가 실정을 거듭한다면서 국정 기조 쇄신을 강하게 요구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국정 쇄신과 전면 개각 등을 요구하며 19일째 단식하다 이날 병원에 이송되고 곧이어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직후 연설이 이뤄진 만큼 사정 기관의 ‘야당 탄압’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다음 달 막을 올리는 국정감사에 더해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권 심판론을 띄우며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이날 단식 중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된 상황을 언급하며 정권 심판론으로 연설의 포문을 열었다.

박 원내대표는 “참으로 비정하고 잔인한 시대로, 21세기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인지 참담하기조차 하다. 문민정부 이래 이렇게 오만하고 교만한 정권이 있었느냐. 이 모든 상황을 국민들께서 바르게, 매섭게 판단하시고 심판하시리라 믿는다”고 톤을 높였다.

여권이 장기간 단식을 이어간 이 대표에 대해 별다른 소통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곧바로 윤석열 정권을 향해 바짝 날을 세웠다.

그는 내각 총사퇴와 국무총리 해임을 요구하며 국정 기조 전면 폐기를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 “이미 대통령께선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법치의 위험선, 상식의 위험선, 보편적 가치의 위험선을 다 넘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5년은 긴 것 같지만 짧다. 야당에 협력을 구하고 야당 대표에게 함께 하자고 말하는 대통령을 국민은 바란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도 지혜를 구하라”고 촉구했다.

현 정부를 겨냥해 ‘친일’과 ‘반공’ 프레임도 소환했다.

박 원내대표는 “친일 세력은 반공을 무기로 권력을 연명했다. 다시 반공과 이념의 광풍이 분다. 국민을 반으로 가르는 분열 정치를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나아가 ‘야당 탄압’ 프레임을 부각하며 검찰·감사원 비판에도 주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정부는 국정을 쇄신하라는 야당 대표의 절박한 단식에 체포동의안으로 응수하려 한다. 브레이크 없는 폭주”라고 비판했다.

‘국회 비회기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불체포특권을 포기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는 이 대표의 요청에도 검찰이 정기국회 회기 중 영장을 청구한 것은 ‘민주당을 곤경에 빠뜨리려는 정치 행위’라는 게 박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결은 분열의 길이니 어느 길이든 민주당을 궁지로 밀어 넣으려는 정치적 올가미다.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당의 단합을 다지고 지혜롭게 확장적 통합의 길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