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도심 학교까지 통폐합 고민
학령인구 감소로 울산 도심 내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초등학교간 통폐합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올라 교육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외곽지역인 농어촌지역에서는 분교 등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졌지만, 도심 내 학교간 통합이 실제 추진될 경우에는 당장 원거리 통학문제부터 통폐합에 따른 학생들의 학교 적응 문제 등이 유발될 전망이다.
20일 울산시교육청과 해당 학교 등에 따르면, 최근 시교육청은 울산 남구지역 A 초등학교와 B 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 통폐합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었다.
현재 울산 A 초등학교의 학급 수는 29개, 학생 수는 607명이다.
울산 B 초등학교는 학급 수 11개, 학생 수 208명이다. 교직원의 경우, A 초등학교가 74명, B 초등학교가 54명이다. 아파트 밀집지역에 위치한 두 학교간 거리는 불과 100~200여m에 불과하다.
교육부의 적정규모학교 육성에 대한 권고기준을 살펴보면 도시 지역에서 초등학교에서 학생 수가 240명 이하인 학교는 소규모 학교로 분류된다.
적정규모학교 대상이 되면 △학교 통폐합 △신설학교 대체 이전 재배치 △학교 통합 운영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이를 통해 교육 결손 최소화와 교육 효과 극대화를 실시한다는 계획인데, 만약 통폐합이 추진된다면 B 초등학교가 A 초등학교에 흡수되는 방안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역 교육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통폐합을 위해서는 향후 몇 년 간 학생 수 증감 추이 등 상황을 지켜봐야 하고 학교와 학부모, 지자체 및 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행정예고와 조례 개정 등 많은 절차가 필요하다.
이 같은 논의가 나온 데에는 울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파장이 학교 현장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가 지난 8월 발표한 2023년 교육기본통계 주요 내용에 따르면, 울산의 유·초·중등 학생 수는 지난 4월 기준 14만2602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2000여명 감소했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저출산 영향에 따른 학생 수 감소로 점차 울산에서도 통폐합이나 이전 재배치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울산 북구 C 초등학교에서도 통폐합 및 이전 재배치 논의가 진행되기도 했지만, 통폐합의 경우 학부모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것으로 아직 논의 단계일 뿐 구체적인 규모나 계획 수립까지는 장기적인 과제로 본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