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장심사 앞, 민주 대혼돈 속으로
2023-09-25 김두수 기자
여권인 국민의힘도 야권 지형의 급변 상황에 따라 정계 재편까지도 염두에 두고 대처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박광온 원내대표 후임 원내사령탑을 오는 26일 선출한다.
◇혼돈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대혼돈에 빠진 민주당은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될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에 적극 대처 중이다. 이 대표는 영장 심사에 예정대로 출석할 가능성이 크다.
24일간 단식을 했기에 건강 회복 정도를 보면서 법원과 협의해 심사 기일을 미룰 수도 있지만, 정해진 날짜에 심사받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제1야당 대표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현 지도 체제를 둘러싼 극심한 내분이 더해지면서 자칫 분당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
체포동의안 가결 후 몸을 낮추고 있는 비명(비이재명)계는 당장 지도부 총사퇴 및 비상대책위 전환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소 39명(찬성표 29명, 기권·무효표 10명)의 ‘반란파’는 급격히 세를 불릴 공산이 크다.
이들은 새로운 지도체제를 통해 당이 새롭게 거듭나야 그나마 총선에서 해볼만하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현재 당권을 쥐고 있는 주류 친명(친이재명)계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앞세우며 이 대표 결사옹위 태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를 상대로 체포동의안 가결에 이어 이 대표 구속에 대해 징계를 통한 공천 배제 등 실질적인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있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이미 ‘옥중 공천’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양측의 한 치의 물러섬 없는 극한 대립은 야권발 정계 개편론으로 번질 수 있고, 결국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다툼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경우 총선 승리를 위해 필수로 여겨지는 중도층 민심 이반을 불러올 수 있다.
반면, 영장이 기각되면 그나마 나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단 이 대표는 현 지도 체제를 공고히 하며 내분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 대표가 비명계를 끌어안고 갈지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당일 당시 박광온 원내대표를 만나 ‘통합적 당 운영’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약속에도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만큼 잔뜩 격앙된 친명계가 공공연히 예고한 대로 비명계 ‘찍어내기’가 현실화될수도 있다.
◇새 원내사령탑은 누가 되나
26일 선출 예정인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친명(친이재명)계 중진인 4선의 우원식 의원과 3선의 김민석·남인순·홍익표 의원의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은 24일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까지 네 사람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전날 후보 등록을 마쳤고, 나머지 세 사람은 이날 후보 등록을 완료했다. 2017년부터 1년간 원내대표를 지낸 우 의원의 경우 애초 하마평에 오르지 않다가 막판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내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김두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