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실업률·물가 고공행진, 서민고통 줄일 대책 필요하다
주력산업 성장 둔화로 인한 실업률 상승에다 소비자물가까지 가파르게 뛰면서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서민들의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거의 5%에 근접했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상승, 추석연휴까지 겹치면서 농수산물은 물론 식료품, 공산품까지 줄줄이 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가계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 소비가 위축되고, 고용시장이 나빠지면 저소득층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게 된다. 정부와 울산시는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줄이고, 생활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경기 부양, 물가 안정, 사회 안전망 강화 등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9월 울산의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했다. 최근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144개 품목의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또 채소 등 계절·기상 여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 상승률은 5.9%에 달했다. 장보기가 두려울 정도로 물가가 가파르게 뛰고 있다.
소비자 물가불안을 자극하는 요인은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지난달 27일 배럴당 93.68달러로 지난해 8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OPEC+의 감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및 러시아의 추가 공급 제한으로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도 무섭게 오르면서 환율시장도 불안불안하다. 4일 원달러 환율은 1363.5원으로 마감해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유가와 고환율은 식품 물가 상승을 촉발하고 있다. 이달부터 우윳값이 일제히 오르자, 우유를 원료로 쓰는 아이스크림, 빵 등의 가격도 덩달아 오를 조짐이다. 또 오비맥주도 11일부터 맥주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다른 맥주 제품 가격인상과 더불어 외식·음식점업계로의 주류 가격 연쇄 인상이 우려된다.
울산은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더한 시민들의 경제고통지수가 전국 최고 수준인 도시다. 8월 울산의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0.4%p 하락한 59.6%로, 17개 시도 중 두번째로 저조했다. 실업자가 늘면서 실업률(2.4%)도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고금리에 가계 소득은 줄거나 그대로인데, 물가는 계속 상승하니 서민들은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다. 일자리를 늘리고, 서민들의 생활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특단의 방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