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韓 산업계 ‘촉각’
2023-10-10 이춘봉
9일 국내 항공 업계와 이스라엘에 진출한 한국 주요 기업들은 이번 무력 충돌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천~텔아비브 노선을 주 3회 운항 중인 대한항공은 이날 출발 예정이던 항공편(KE957)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이스라엘 현지 체류객 귀국 지원을 위해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의 안전을 확인한 뒤 국내 또는 유럽에서 빈 항공기를 보내 10일 운항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에 판매 또는 연구개발(R&D) 거점을 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으며, 직원 안전 등 현지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 역시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전쟁에 따른 한국 기업의 직접적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업계 역시 중동 정세를 주시하고 있다. 유가가 치솟으면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개선될 수 있지만 고유가가 장기화되면 석유제품 가격 급등에 수요가 위축되고 정제 마진이 하락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공사, 가스공사와 함께 긴급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석유·가스 수급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산업부는 분쟁 지역이 국내 주요 원유·가스 도입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떨어져 있는 만큼 국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으로 분석했다. 또 중동 인근에서 항해 또는 선적 중인 유조선 및 LNG 운반선도 모두 정상 운항 중인 것도 파악했다.
산업부는 회의에서 국내 석유와 가스 비축량 현황을 확인하고 국내 수급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한편, 이전 중동 분쟁 사례 등을 분석하면서 석유 및 가스 가격의 다양한 시나리오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이날 국제 유가는 전 거래일 대비 약 3.6% 상승한 배럴당 87.70달러(브렌트유·오전 9시 기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이춘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