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CEO포럼]도심융합특구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울산은 지난해 12월 울주군 KTX 역세권 복합특화단지 일원(162만㎡) 및 중구 울산테크노파크 일원(31만㎡) 총 193만㎡ 규모의 도심융합특구 선도사업지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 도심융합특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직접적인 시동을 걸었다.
도심융합특구 조성사업은 국가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며, 지방 대도시의 도심에 기업이나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산업·주거·문화 등 우수한 복합 인프라를 갖춘 고밀도 혁신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또한 이에 맞게 규제를 풀어주고 각종 세금감면, 보조금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2020년부터 비수도권 광역시들 중 광주, 대구, 대전, 부산이 먼저 선정돼 기본계획수립 및 조성사업에 착수했고 뒤이어 울산이 탑승해 내년까지 계획수립을 완료해 2028년까지 완공 목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선정과정에서부터 행정구역간의 갈등으로 인해 매번 보류되고 4수 끝에 어렵게 선정이 된 만큼 앞으로의 진행 과정이 순조로울지 걱정스럽다. 이례적으로 두 군데 지역이 선정 돼 도심융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집중화 구획이 아니라 나뉘어 개발 될 예정이다. 현정부에서 얘기하는 지역주도 균형발전 정책인 만큼 여러 부처에서 지원 예정이지만 행정구역 간 유치경쟁으로 인해 더딘 진행이 문제가 돼 실패사례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크고 작은 도시 개발 사업들 중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온 개발사업은 보지 못했다.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은 미흡한 생활기반시설과 인프라, 중고차단지, 폐차장, 차량 정비소등이 즐비해 도심지로서 자리 잡지 못했고,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통해 지역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되었던 우정혁신도시는 낮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 밤에는 가로등 불빛만 비추는 으스스한 동네 느낌이다. 부산 해운대를 모티브로 진행되고 있는 강동 정자지구 관광사업 또한 중단, 재개만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같이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성공적인 도심 특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거시적 관점과 세부적인 니즈를 파악해 계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타 지자체들은 일찌감치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기업, 인재를 데리고 오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울산은 마지막으로 시작 한만큼 발 빠르게 나서서 핵심 미래산업 기업들을 선점 유치해야 한다. 도심융합특구 사업의 모티브로 삼은 판교테크노밸리는 1기 신도시 개발 후 IT 기업들이 자리 잡으면서 관련 업종 기업들이 우후죽순 모여들어 현재는 대기업 사옥들이 즐비하고 교통 및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개발돼 ‘천당 밑에 분당’이라고 까지 불릴만큼 성장했다. 수도권과 접근성이 유리한 대전, 엑스포 유치를 위해 총결집 중인 제2수도 부산보다도 적극적으로 기업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정주 여건을 위한 인프라가 동시에 구축이 돼야 한다. 단지 조성이 되면 주택이 들어오고 뒤이어 상업시설 및 문화시설들이 들어오는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루틴을 말하고 싶은게 아니다. 이는 미분양 주택은 늘어가고 상업시설들은 공실로 비워져 있으며 가로수와 가로등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실패한 개발도시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이 살고싶은 도시에는 기피하는 시설과 일명 ‘세권’ 이라고 불리는 선호하는 시설이 분명 있다. 이를 전략적으로 구상해 무분별한 난개발을 제한하고 계획적인 인프라 조성이 이루어질 수 있게끔 시도해야 한다.
과거 서울에서는 인구를 분산시키기 위해 시도한 정책들이 무수히 실패하게 되고 결국 인구의 흐름을 인정하고 이 흐름을 자연스럽게 분산시켰고, 현재는 수도권의 범주가 매우 넓어졌다. 인구를 분산시키는 것보다 유입시키고 유출을 막는게 힘들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 각종 혜택, 도심지간의 편리한 교통체계 등 인위적인 정책들을 적절하게 조합해 지방 소멸화를 막아야 한다. 울산 도심융합특구 선정은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 인구 유출을 막고 국가 균형발전을 이룰 중요한 사업이며, 새로운 성장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들이 많다. 아직 첫단추를 꿰고 있지만 정부와 각 행정구역 지자체, 울산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동남권 최고의 미래산업도시로 자리매김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석동 태현건설 전략기획실장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1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