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근로자 급격하게 늙어간다

2023-10-23     권지혜

중소기업 근로자 4명 중 1명은 55세 이상에 대기업보다 고령화 속도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사업체패널조사를 활용한 대·중소기업 식별과 기업규모별 고용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중소기업 근로자 중 55세 이상의 비율은 26.6%로, 4명 중 1명은 55세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35~55세는 48.6%, 35세 미만은 24.8%였다.

중소기업의 55세 이상 근로자 비율은 2015년 20.6%, 2017년 22.5%, 2019년 23.0%, 2021년 26.6% 등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반면 35~55세(54.5%→48.6%), 35세 미만(25.0%→24.8%) 비율은 지난 2015년 대비 각각 5.9%p, 0.2%p 감소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고령화 속도도 빨랐다.

대기업(12.9%→17.4%)은 지난 6년간 55세 이상 근로자 비율이 4.5%p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20.6%→26.6%)은 6%p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은 남성 근로자의 고령화 속도가 대기업보다 빨랐다.

중소기업(21.0%→28.1%) 남성 근로자의 55세 이상 비율 증가폭은 대기업(13.2%→16.2%)보다 4.1%p 높다.

여성 근로자의 고령화 속도는 비슷했다.

김정우 한국노동연구원 사업체패널팀장은 “노동력의 고령화 추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모두 발견되나 중소기업에서 더 빠른 고령화가 관찰된다”며 “특히 중소기업 남성 근로자 집단에서 다른 집단에 비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 남구에서 건설업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대부분의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안오려고 하다보니 지금 일하고 있는 근로자 대부분이 50대 이상 남성”이라며 “친척이나 지인을 통해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중소기업 사장 B씨도 “20~30대 청년 근로자를 뽑으면 몇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이직을 하려고 한다”며 “20~30년 차 직원들이 퇴직하고 나면 회사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고민”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청년들의 대기업 선호는 여전해 중소기업의 고령화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울산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모(24)씨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대기업에 지원해볼 예정”이라며 “아무리 좋은 조건의 중소기업이라도 대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