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울산에 신형 배터리·양극재 생산공장 신설, 울산 명실상부 ‘이차전지 도시’로
삼성SDI가 울산 사업장 부지에 신형 배터리 및 양극재 생산 시설을 건설한다. 앞서 울산에 주력 사업장을 둔 현대차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신공장까지 완성될 경우, 울산은 이차전지를 생산하고, 전기차에 장착하는 전주기 이차전지 공급망 체계를 갖춘 국내 유일의 도시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울산공장 내 약 7만㎡ 부지에 2024년 1분기 착공을 목표로 신형 배터리 및 양극재 생산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아울러 하이테크밸리 3공구로 지정된 울산공장 일원 116만㎡(기존 공장 포함) 중 미개발지 약 40만㎡ 개발을 위한 산업단지개발사업(2025년 12월 준공 목표)도 동시에 추진한다. 두 사업의 투자 규모는 조 단위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에 추가로 건설하는 신형 배터리 공장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LFP 생산라인이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이날 손 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LFP 배터리 라인 구축 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LFP 배터리는 인산과 철을 혼합해 만든 제품으로,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다. 그동안은 중국 배터리사들이 중점적으로 만들었으나, 테슬라 등 주요 고객들의 LFP 수요가 커짐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업체들도 개발을 서두르는 상황이다. SK온은 이미 올해 3월 처음으로 전기차용 LFP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삼성SDI는 현대차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오는 2026년부터 7년동안 현대차의 유럽 시장 판매용 전기차 배터리를 삼성이 공급하게 된다. 규모는 약 50만대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내년부터 양산할 6세대 신형 배터리를 현대차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그동안 국내 완성차 업체가 아닌 외국 업체에 주로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현대차 역시 국내 배터리 업계 가운데 삼성을 제외한 SK, LG의 배터리만 사용해왔다.
이로써 울산에서 이차전지를 생산하고, 전기차에 장착하는 전주기 이차전지 공급망 체계를 갖추게 된 셈이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울산을 기반으로 미래신산업 공조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시 차원에서도 공무원을 파견해 인허가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울산시는 삼성SDI의 신규 투자와 관련해 신속한 인허가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전담 공무원 1명을 파견해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부지보상 등 장기 미해결 난제로 인해 착공 시기까지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 신공장 건축허가 기간이 6개월 이내로 대폭 단축됐다. 시는 내년 1분기 내 신공장 건립 공사가 착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I는 울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에 화답해 △삼남읍 가천리·방기리 일원의 정주여건 개선 △중소기업 생산활동 지원 울산공장 주변 미개설 도시계획도로(2.1㎞) 개설 △공원·녹지 등 기반시설 조성 등을 포함한 산업단지개발사업도 2024년 상반기 중 착공할 계획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번 삼성SDI 투자를 계기로 울산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래차 생산공장(현대자동차)과 국내 최대 배터리 생산공장(삼성SDI)이 모두 입지한 전주기 친환경 미래 전기차 생산 특화 도시로 거듭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기업투자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